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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가치이론에 대한 인류학적 접근』외
[신간안내]『가치이론에 대한 인류학적 접근』외
  • 오주훈 기자
  • 승인 2009.04.20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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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이론에 대한 인류학적 접근』, 데이비드 그레이버 지음│서정은 옮김│그린비│608쪽
이 책은 최근 신간 중 주목할 책이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새로운 해법을 가치이론에 대한 대안 모색으로 돌파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말한다. “인류학자들만이 이 책의 잠정적인 독자는 아니다. 나는 넓은 의미의 사회이론가들 역시 이 책에 얼마간의 흥미를 가질 것이라고 기대하며 특히 근자에 나처럼 이론과 정치적 투쟁을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며 분투하고 있는 학자들이라면 더욱 더 그러하리라고 생각한다.”

■『권력과 싸우는 기자들』, 알리샤 C. 셰퍼드 지음│차미례 옮김│프레시안 북│476쪽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린 두 기자, 그들의 진실을 향한 집요한 탐색’이라는 부제의 이 책은 워터게이트 사건과 우드워드, 번스틴 두 기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단순한 연대기가 아니라, 워터게이트 이후 어떻게 미국 그리고 현대 언론의 존립 방식이 변화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저자에 의하면 워터게이트는 좀 더 막강하고, 권력에 대해 까칠한 새로운 언론 집단을 만들어냈다. 언론 탄압 문제로 바람 잘 날 없는 우리가 눈여겨볼 책이다.

■『에코뮤니티』, 김성균 외 지음│이매진│320쪽
‘생태학적 삶을 위한 모둠살이의 도전과 실천’이라는 부제의 이 책은 생태공동체 운동을 다루고 있다. 특히 생태공동체를 계획공동체, 공동주거, 생태마을, 영성 공동체, 생활공동체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고찰하고 있다. 생태주의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는 좋은 안내서가 될 수 있다. 다만 생태공동체가 너무 낭만적이고, 일면적으로만 그려지고 있다. 날카로운 독자들의 눈엔 불만족스러울 수도 있다.

■『역사들이 속삭인다』, 김기봉 지음│프로네시스│264쪽
‘팩션 열풍과 스토리텔링의 역사’라는 부제가 암사하듯 이 책은 역사를 이야기의 관점에서 다루는 요즘의 드라마, 책, 영화 열풍을 자세히 분석하고 있다. 저자가 역사 신드롬이라고 지칭한 현상이 끊이지 않는 이유에 대해, 그는 사실 그대로의 역사(설령 그런 것이 있다고 하더라도)가 아니라, 꿈꾸는 역사에 대한 갈망 때문이라고 말한다. 책 말미의 ‘종말론 시대의 역사 이야기’는 책의 백미로서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중국제국쇠망사』, 리샹 지음│정광훈 옮김│웅진 지식하우스│400쪽
로마제국쇠망사의 중국편이다. ‘권력흥망의 비밀을 품은 제국 침몰의 순간들’이라는 부제가 보여주듯이 중국의 여러 제국들이 어떻게 흥하고, 망했는지를 이야기체로 보여주고 있다. 다음을 보자. “유방이 창건한 대한 왕조는 자손들에 의해 만신창이가 되고 있었다. 예전의 고귀한 영광과 화려함은 이미 빛이 바래고, 웅건한 기상은 힘을 잃은 지 오래였다. 실제로 권력을 행사할 이는 앞날을 팽개치고 당장의 향락에만 눈이 멀었다.”

■『코드 2.0』, 로렌스 레식 지음│김정오 옮김│나남│672쪽
사이버공간은 더 이상 가상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곳이 됐다. 우리 시대의 문화, 경제, 법률 행위의 상당 부분이 이루어지는 대단히 현실적인 공간이 돼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에는 언제나 모순과 갈등, 문제들이 존재한다. 따라서 법의 존재가 요구되는데, 이 책은 바로 그 사어버공간에서 법의 문제를 전면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일견 부담 없어 보이는 제목과 달리 난해하다. 학술서로서 가치가 있어 보인다.

■『폭력의 예감』, 도미야마 이치로 지음│손지연 외 옮김│그린비│376쪽
최근 인문학계에선 폭력에 대한 논의가 심심치 않게 개진되고 있다. 폭력이 지닌 부정적 면만이 아니라, 그 양가적 측면과 일상의 폭력 그리고 결코 단순할 수 없는 복잡하고 미묘한 저항의 문제를 사고하자는 취지에서다. 이 책은 바로 이 폭력의 문제를 오키나와학의 대가인 이하 후유를 경유해 다루고 있다. 논의는 상당히 난해하고, 인문 전반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 있지 않으면 접근이 어려운 책이다.

■『프랑스혁명에 관한 성찰』, 에드먼드 버크 지음│이태숙 옮김│400쪽
제목만 보면 오해를 할 수 있는데, 이 책은 프랑스혁명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는 책이다. 최근 포스트모던 사학계에서 일고 있는 근대성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그야말로 보수주의적 관점에서 프랑스혁명의 급진성을 비판하고 있다. 저자는 이를테면 국민의회 의원들의 자질, 교회재산 몰수, 기사도 정신의 상실 등을 요목조목 따지고 있다. 원조 보수의 논변이 어떠한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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