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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교수·해외석학 확보 경쟁 … 연구업적 제한 두기도
경력교수·해외석학 확보 경쟁 … 연구업적 제한 두기도
  • 김유정 기자
  • 승인 2009.04.20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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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학 하반기 임용, ‘융합’, ‘특채’에 집중

“얼마나 많은 교수를 뽑느냐 보다 어떤 교수를 뽑느냐가 중요하다.”
주요 대학 교무처장들이 전하는 신임교수 임용정책 특징이다. 우수교원 임용에 초점을 맞추면서 관련 제도에서 미세한 변화가 감지된다. 특채 비율을 높이고 교수 임용과정에서 학과 영향력이 커지거나 연구업적 ‘유효기간’을 두는 등 다양하다.

한양대는 올해 하반기 공채 없이 특채로 신임교원을 뽑을 예정이다. 채용규모는 매년 40여명을 유지하는데, 외국인 교수초빙을 활발히 하기 위해 제반비용을 본부에서 전액 지원한다. 이형규 교무처장(법학과)은 하반기 임용분야와 관련, “지난해 설립한 의생명과학연구원과 고령화연구원을 집중 육성해 이 분야 교수 충원을 고려하고 있다”며 융합전공분야 채용이 늘 것으로 전망했다.

동아대는 지방대에서 이례적으로 특정대학 출신이 몰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임용제도를 바꿨다. 특정대학 출신 비율을 3분의 2로 제한했지만 하반기부터 이 기준을 5분의 3으로 강화한다. 이동춘 교무연구처장(산업시스템공학과)은 “학문적 동종교배도 문제지만 지방대에는 동문파벌이 심하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동아대는 지난 2006년 임용시스템을 바꾼 이후 기본 틀을 유지하고 있다. 1차 기초분야 및 전공분야 심사(70점), 2차 공개강의 및 연구계획서 심사(20점), 3차 면접으로 이뤄지는데, 본부에서 1·2차 점수를 합산하기 때문에 해당학과 교수들은 누가 1순위인지 모른다. 하반기 임용분야는 융합학과에 집중돼 있고, 내년 상반기 그린에너지시스템학과, 뉴에코시티학과를 신설할 계획이다.

한국외대는 최근 몽골어과, 우즈베키스탄·아제르바이잔어과를 개설하는 등 특수국가 언어 전문가를 중점적으로 임용하겠다는 생각이다. 관련분야 전문가가 드물지만 아무나 뽑지 않는다. 김인철 교무처장(행정학과)의 말에 따르면 3명 이상 한 학과에 지원해야 임용절차를 진행한다. 3명 미만일 경우 그 학기에 임용계획을 취소한다.

한국외대는 또 규정을 바꿔 전공심사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대학에 지원하기까지 4년 이내에 발표한 연구 성과만 인정하기로 했다. 박사학위를 받고 2~3년 안에 연구 성과를 낸 사람이 유리하다. 젊고 유능한 사람을 교수로 임용하겠다는 취지다.

포스텍은 앞으로 IT, BT, ET, MT 등 4개 분야에 중점을 두고 교수임용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진수 교무처장(전자전기공학과)은 “교수 채용공고를 내고 신임교수를 임용하는 수동적인 절차에서 벗어나 우수 인재라면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학교로 데려오는 식으로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무처장은 특히 해외 교수의 추천서가 중요하고 말했다. 연구업적보다 잠재력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중앙대는 특채를 활발히 하기 위해 학과별 특별채용위원회, 연구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학과장중심제는 신임교수 임용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카이스트는 이제까지 학과에서 2배수 이상의 후보를 본부에 추천했지만, 이제는 적임자를 1배수로 추천해 사실상 신임교수 임용을 결정한다. 학과별 정원제는 폐지한 지 오래다. 신임교수 정원을 많이 가져오기 위해 학과별로 경쟁이 치열하다.
동국대는 학생정원조정 시스템을 임용정책에 반영한다. 임용분야를 선정할 때 학과 재학률과 입학성적, 취업률, 경쟁률, 대학원 학생수 등을 반영한다.

홍성조 학사지원본부장(산업시스템공학과)은 “당장 재학률이 낮다고 충원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학생이 없는 과에는 교수를 뽑지 않겠다는 생각”이라며 “반대로 평가가 좋은 학과에는 정원 상향조정과 함께 교수 충원에 이를 반영할 계획이다. IT, BT, CT 특성화 분야에도 집중적으로 충원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대학들은 경력교수 영입과 WCU사업에 따른 해외 석학 임용을 두고 앞으로 계속 경쟁할 전망이다. 연구업적 요건도 까다로워지고 있다. 영어논문, SCI논문을 지원자에게 요구하는 식이다. 황규호 이화여대 교무처장(교육학과)은 “인원이 안정화 된 바탕 위에서 신임교수를 충원한다. 세계기준에 비춰볼 때 해당 분야에서 국제적 명성과 경쟁력이 얼마나 뛰어난 지가 심사 주안점이 될 것”이라고 앞으로의 임용 경향을 내다봤다.

김유정 기자 je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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