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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가는 大韓民國…회복의 지혜 절실하다
늙어가는 大韓民國…회복의 지혜 절실하다
  • 권형진
  • 승인 2009.04.13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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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7주년 특집 의견조사―향후 10년 한국사회를 지배할 키워드

암울하기만 하다. 한국사회는 늙어가고 있는데 청년실업은 이미 한국경제가 손 쓸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서 버렸다. 다문화 사회로의 진입은 또 다른 갈등을 유발할 수 있건만 한국사회는 아직 고령화에 대해서도, 다문화 사회에 대해서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괜한 엄살이 아니다. <교수신문>은 창간 17주년을 맞아 철학·사회학·과학 전공 교수 72명에게 ‘향후 10년 한국사회를 지배할 키워드’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교수들은 2020년의 한국사회를 규정짓는 세 가지 열쇳말로 ‘저출산·고령화’(23.6%) ‘통일’(18.1%), ‘다문화’(13.9%)를 꼽았다.

가장 많은 교수들이 ‘저출산·고령화’(23.6%)로 2020년의 한국사회를 설명했다. ‘저출산·고령화’는 이미 전망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것이다. 홍성하 우석대 교수(철학)는 “2020년이면 이미 한국사회는 고령화 사회를 넘어 고령사회가 되었을 것”이라고 규정했다. 설동훈 전북대 교수(사회학과)는 “고령사회의 충격은 단순히 노동시장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로 확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18.1%는 2020년을, 통일 이미 이뤄졌거나 적어도 임박한 시기로 내다봤다. 김호경 안양대 교수(정보통신공학과)는 “후계 문제 등 10년 이내에 북한사회에 큰 변화가 일어나면서 통일이 핫이슈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문화(13.9%) 사회로의 본격적인 진입 역시 심각한 갈등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임운택 계명대 교수(사회학과)는 “이미 1%를 초과하는 이주노동자는 저출산과 맞물려 우리 사회의 심각한 갈등요인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사회통합’(9.7%)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청년실업(9.7%)은 10년 뒤에도 한국사회를 괴롭힐 전망이다. 신광영 중앙대 교수(사회학과)는 “현재와 같이 과도한 교육투자와 불안전한 고용체제로 인해 청년실업 문제는 만성적인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교육 8.3%) 역시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타격을 비켜갈 수 없다. 김귀옥 한성대 교수(사회학과)는 “대학 진학률이 80%를 넘을 정도로 과잉 공급되는 상황에서 10년 뒤 학령인구가 줄어들면 대학 지원자가 현재의 3분의 1 내지 2분의 1로 줄어들 수도 있다”며 “교육 전반을 재조정하기 위한 구조적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2020년의 한국사회가 암울한 것만은 아니다. 설동훈 교수는 “통일 분위기가 고조되고 다문화 사회로 본격 진입하게 되면 한국사회의 다양성 수준도 높아질 것이다. 노력 여하에 따라 저출산·고령화가 예기하는 암울한 미래를 회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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