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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봄가뭄’ 비상…신입생 미충원율 알려질까 쉬쉬
대학가 ‘봄가뭄’ 비상…신입생 미충원율 알려질까 쉬쉬
  • 안길찬 기자
  • 승인 2002.03.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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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3-05 00:00:00
서울대가 사상 최대 규모의 신입생 미충원 사태를 맞는 등 신입생 결원문제로 개강 초 대학가의 표정이 우울하게 바뀌고 있다. 특히 지방대를 중심으로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한 학생 결원율이 해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대학들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학생등록금에 대학운영의 절대적인 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재정구조상 학생자원의 감소는 궁핍한 대학살림을 더욱 곤궁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2일 일제히 마감된 주요 대학들의 신입생 최종등록 현황에 따르면 올해 대학의 신입생 결원율은 사상 최대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몇몇 대학에 국한됐던 신입생 미충원 사태는 올해 전국적 현상으로 번져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다소 느긋했던 서울대를 비롯해 지방 국립대에서도 합격생 미등록이 속출하고 있다. 서울대는 모집정원 3천9백60명 중 1백67명을, 부산대도 6차례에 걸쳐 추가모집을 했지만 4천3백43명 중 54명을, 충남대가 모집정원 4천5백1명 중 1백75명, 경북대가 4천5백63명 중 32명, 부경대가 4천61명 중 62명, 충북대가 3천6백42명 중 86명을 각각 모집하지 못했다. 전남대는 입시사상 처음으로 추가모집까지 실시했지만 3백여 명을 모집하지 못했다.

지방 사립대에 비하면 국립대 사정은 그래도 나은 편이다. 지방사립대의 신입생 미충원 인원은 대부분 지난해 보다 크게 늘어났다. 목원대는 모집정원 2천6백4명 중 1백4명을 충원하지 못해 지난해보다 미충원율이 3.4% 높아졌고, 배재대도 2.1%, 청주대도 3.5%, 서원대도 5~6%가량 높아졌다. 동아대는 13차례에 걸친 추가모집 끝에 50명을 모집하지 못하는 데 그쳤지만 지난해 9명에 비하면 크게 늘었다. 이밖에도 경일대(1백41명), 대구가톨릭대(99명), 동의대(38명), 조선대(83명), 영남대(58명) 등도 미충원 인원이 지난해에 비해 조금씩 늘었다. 역사가 길고 규모가 큰 사립대의 미충원율이 대체로 5%내외에 머물었다.

지방대의 무더기 학생 미등록 사태는 역사가 짧고 규모가 작은 사립대들로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지역으로 보면 신입생 미충원이 가장 심각한 곳은 호남지역으로 모집정원에 절반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몇몇 대학들은 구체적인 수치가 알려질 경우 차후 학생모집에서 더 큰 차질이 빚어질까 해서 결과를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경북의 A대학은 지난해 모집정원의 1천6백27명 중 7백93명을 선발하는 데 그쳐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전남의 B대학은 정원의 25%인 4백49명, C대학은 모집인원의 45%인 1천4명, 전북의 D대학은 정원의 40% 가까운 3백77명의 학생들을 뽑지 못하는 등 지방사립대의 학생 결원은 시간이 갈수록 누적되고 있다.
안길찬 기자 chan1218@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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