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07:25 (토)
“공익, 공정, 공평, 공개 … 4公으로 신뢰 얻겠습니다”
“공익, 공정, 공평, 공개 … 4公으로 신뢰 얻겠습니다”
  • 김봉억 기자
  • 승인 2009.04.06 16: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배규한 한국학술진흥재단 신임 사무총장

배규한 학술진흥재단 신임 사무총장

“교수사회가 삭막해졌어요. 논문도 잘 쓰려면 취미생활도 하고 공연도 보고 ‘푸근한’ 생활도 필요한데 말이죠. 요즘은 논문 쓰느라 바빠서 학회 일도 잘 안하려고 한답니다.”

오는 6월말 한국연구재단 출범을 앞두고,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신임 사무총장에 배규한 국민대 교수(58세, 사회학과·사진)가 지난달 30일 취임했다. 배 사무총장은 연구자와 연구환경을 ‘이해’하는 일을 첫 손에 꼽았다. 그의 취임 일성도 “연구자의 입장과 생각, 연구여건과 심리상태까지도 잘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배 사무총장은 유솜(USOM)과 4公의 원칙으로 학진을 이끌 계획이다. ‘이해’하는 행정과 적극적인 ‘지원’, 상호 관련 연구자들의 ‘조직화’, 기초분야 연구의욕을 고취할 수 있는 ‘동기화’를 강조했다. “연구자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도 지원해야 감동을 줄 수 있고, 다양한 학문분야 간에 공동연구를 할 수 있도록 네트워킹 해주는 노력도 강화할 것입니다. 특히 ‘시대적으로는 필요한데 인기는 없는 연구’를 하고 싶어지도록 동기를 부여해 줘야 합니다.”

공익, 공정, 공평, 공개 등 4公의 원칙은 사회적 신뢰를 얻기 위한 방침이다. “최우선의 의사결정 기준은 공익입니다. 국민 전체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따라 결정할 겁니다. 모든 의사결정과 행정은 디지털시대에 맞게 투명하게 이뤄지도록 ‘공개’하겠습니다.”

그는 과학기술을 이해하는 미래 사회학자다. 지난 1991년부터는 ‘미래론’ 강의를 해 왔다. “일을 잘하려면 장기 미래 전망을 잘 해야 합니다. 사회제도와 생각이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몇 백 년 뒤에 무엇이 필요한가도 전망할 수 있어야죠. 정권의 차원을 넘어서서 ‘미래학자’가 필요합니다.”

역시 가장 큰 관심사는 오는 6월말까지 숨 가쁘게 이뤄질 과학재단과의 통합작업이다. 인문사회계와 이공계는 서로 홀대를 받지 않을까, 독립적인 지원체계가 통합으로 희석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융합으로 가는 세상에서 미래 사회에 기여하는 학문을 창출하려면 균형 잡힌 연구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저는 그동안 미래 사회를 전망하는 강의를 많이 해 왔습니다. 과학기술의 중요성도 잘 인식하고 있고요. 과학기술을 홀대한다는 우려는 접어 두셔도 좋을 듯합니다.”

배 사무총장은 미래 장기적인 전망 속에서 연구재단을 출범시키는 일이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안다. 서로 다른 조직문화와 시각, 가치관, 이해관계가 다른 3개 기관을 통합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과도기니까 고객서비스에도 차질이 없도록 신경을 쓰겠습니다. 연구재단이 학문연구에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금도 학진 연구비 선정 여부를 둘러싸고 공정성 시비가 여전하다. “교수들은 학진이 교수나 학문을 잘 모르고 권위적이라는 비판을 많이 합니다. 저도 학진 지원도 받아 봤고 심사도 해봤지만 직원들이 공정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문제가 생기는 것은 시간과 예산의 제약, 혹은 인간적인 한계로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배 사무총장의 당부다.

[약력소개] 배규한 사무총장은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산업사회학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5년부터 국민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대통령자문 21세기위원회 위원, 국민대사회과학대학 학장,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원장,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제1분과 간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대담 : 최영진 교수신문 주간(중앙대 정치외교학과)
정리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