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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연구실] 한방 의술의 재탄생
[나의 연구실] 한방 의술의 재탄생
  • 김경철 동의대·한의학
  • 승인 2009.03.23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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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의 역사와 함께 이어져 온 한의학의 치료 기술은 최근 표준화, 객관화, 과학화의 시대적인 요구에 부응하고자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고 있다. 우리 연구실은 한의 진단 분야의 표준화를 중심으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의학의 전통적인 진단법은 四診으로 대표될 수 있는데, 특히 우리 연구실은 脈診과 望診을 객관화, 표준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런 활동의 일환으로서 한방 의료기기 회사와 공동으로 산학협력의 연계 방안을 마련해 3D-맥상기를 연구개발함으로써, ‘맥상기를 통한 고혈압 한방 病證 솔루션 개발’의 임상적인 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해 한방 맥진의 객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안면형상 영상장치를 활용한 자동 측정장치 프로그램을 연구개발함으로써, 한국 한의학의 우수한 분야로 각광받고 있는 形象醫學의 진단을 객관화, 자동화하고자 힘쓰고 있다.

진단기기를 기반으로 맥진과 망진의 실제적인 임상 자료를 구비하기 위해, 우리 연구실은 보건소, 실버대학, 병의원, 요양원, 박람회, 전시회 등을 방문해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맥진과 망진 실험을 실행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처음 기획했던 내용과는 다른 각도에서 일이 벌어지곤 한다. 단순한 진단 자료의 수집 차원에서 준비됐던 연구 행위이지만, 참여하는 많은 분들이 한방 치료의 혜택을 요구한다. 연구원들은 한의대 학생들과 함께 의료봉사 팀을 구성해 활동하기도 하는데, 특히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는 실험 과정에선 더욱 그러하다.

전통적인 한의사의 진단보다는 진단기기의 진단 내용을 더 선호하는 실험 참여자들의 태도를 보면서 묘한 기분을 느끼기도 한다. 한의사의 진단보다는 한약처방이나 왕뜸 등의 치료기술에 더 큰 관심을 보일 땐 진단 자료 수집이라는 본연의 자세는 쉽게 잊혀진다. 오히려 실험 참여자의 고통을 해소하고자하는 의료인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있는 연구원들의 태도를 실험이 마감되는 시점에서 발견하고는 서로를 어색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그래서 이젠 때때로 실험 기획 단계에서부터 진단과 치료를 병행하는 의료봉사팀을 가동한다.
한의학에서 진단학은 기초의학보다는 임상의학의 실용분야의 성격이 짙다. 이 때문에 한방과 관련한 다양한 제품들, 가령 한약을 재료로 하는 가공식품과 한방 헬스케어 건강기기를 생산하는 기업체에서 그들 제품의 효능을 검증해 달라는 요구사항이 우리 연구실로 밀려든다.

요즘은 주로 혈액순환 개선효과를 요구하고 있어서, 고령화 사회의 만성 생활습관병에 부응하는 건강 제품들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혈류개선 효능에 대한 한의학적인 진단 표준화를 구축하려고 단계별 가압에 따른 맥진기를 기반으로 하는 한의 병증 솔루션을 제시하고 종합적인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석박사 연구과정의 주제 선정과 연구원의 측정기술도 맥진기 측정과 분석기술 습득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요골동맥 부위의 다단계 가압에 따른 맥파 측정과 분석은 차후 의미 있는 연구내용을 기대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덧붙여 측정과 분석 전문 오퍼레이터를 양성할 계획이다. 만약, 맥진 측정 전문 요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다면 차후 전문적인 교육프로그램이 준비되고 체계적인 교육이 진행될 것이다.

좌우수 요골동맥의 짧은 부위에서 단계별 가압의 맥진 방법으로, 다양한 인체 정보를 측정하고 분석함으로써, 질병 진단에 활용하는 것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자하는 것이 연구 주제다. 맥진 부위와 가압방법에 대해 아주 기본적인 두 편의 학위논문이 제출되기도 했다. 앞으로도 꾸준한 연구와 함께 진단 정보 수집과 의료봉사를 병행할 것이다.

김경철  동의대·한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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