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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고대 그리스인의 생각과 힘』외
[신간안내]『고대 그리스인의 생각과 힘』외
  • 오주훈 기자
  • 승인 2009.03.09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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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인의 생각과 힘』, 이디스 해밀턴 지음│이지은 옮김│까치│359쪽
출판사가 책의 표지에 “인문학의 전범을 보여주는 책”이라고 치켜세운 책이다. 기원전 5세기 그리스의 정신과 업적을 그려내고 있는데, 문학적이면서도 정교한 문체가 일품인 책이다. 서구에서는 유명한 베스트셀러이다. 다만 우리와 문화적 차이가 있어서일까. 그렇게 실감나게 다가오는 책은 아니다. 학술서적은 아니고, 서구의 교양인(?)들이 읽을 법한 류의 책이다. 인문학의 전범이라는 찬사는 조금 과장된 면이 있다.

■『권위에 대한 복종』, 스탠리 밀그램 지음│정태연 옮김│에코리브르│317쪽
사회심리학자인 저자는 50여 년 전 독특한 심리 실험을 행했다. 일련의 피험자들이 부당한 명령(선량한 사람에게 일종의 전기 충격을 가하게 하는)에 복종하는지에 대한 실험이었다. 실험 결과는 충격적이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당한 명령에 복종을 한 것이었다. 때로 반항을 하기도 했지만, 사람들은 ‘실질적 강제’가 행해지지 않은 명령을 따른 셈이다. 인간에 본능적으로 내재돼 있는 복종의 경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책이다.

■『독약은 입에 쓰다』, 가와하라 히데키 지음│김광래 옮김│성균관대학교 출판부│320쪽
흥미로운 이 책은 중국 고대의 ‘독약’에 대한 용법이 단지 신체에 위해를 주는 약이라는 의미가 아니었다고 지적한다. 현저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약의 의미를 지닌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제왕과 문인들은 중독사의 위험을 감수하고 볼로장생약을 복용했는데, 그 대가가 어떠했는지는 잘 알려져 있다. 저자는 이런 풍토의 원인이 유교적 합리주의의 부재라고 지적하면서 현란한 당의 문화와 약물 중독을 연결시킨다.

■『로버트 단턴의 문화사 읽기』, 로버트 단턴 지음│김지혜 옮김│도서출판 길│426쪽
『고양이 대학살』로 유명한 저자의 책이다. 책은 물론이고 신문기사에서 다루는 팩트들도 실은 가공되고 다양한 전략에 의해 구성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물리적 실체와 정신적 과정이 끊임없이 교차한다는 지적이다. 다만 광범위한 영역을 다루어서인지 핵심적 논점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고, 조금은 산만한 인상을 준다. 평소 저자의 이름을 기억하는 독자들이라면 일독해 볼만하다.

■『묵자』, 기세춘 역저│바이북스│936쪽
저자는 묵자에 대한 최고의 전문가이다. 이 책은 이미 절판된 92년 출간본을 여러 부분 손을 보고 합본해서 낸 책이다. 저자는 “묵자를 읽지 않고는 결코 동양사상을 안다고 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공자, 노자만 알고 있는 일반 독자들이 주의해 들어야 할 대목이다. 더구나 묵자는 “인류 최초의 진보주의 사상가이며 노동자의 시조”이다. 이에 저자는 “묵자를 읽지 않고는 감히 진보를 말하지 말라”며 충고한다.

■『실사구시로 읽는 주역』, 황준연 지음│서광사│752쪽
저자는 동양철학 전문가이다. 주역 연구서인 이 책은 색다른 방식으로 편집돼있다. 기존의 연구서와 달리 하나 하나의 문구에 대한 관련 연구자들의 해석을 소개하고 있다. 여러 연구서들을 찾아봐야 하는 수고를 덜어줄 뿐만 아니라, 객관적이고 다양한 관점을 보여준다는 점에 이점이 있다. 일종의 사전으로서 연구자들에게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책이다. 중국어 발음도 병기가 돼 있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1, 2』, 로버트 스키델스키 지음│고세훈 옮김│후마니타스│905·740쪽
경제위기로 가려진 시야가 여전히 제로인 요즘, 케인스가 뜨고 있다. 이 책은 방대한 분량의 케인스 전기니자. 저자는 케인스가 독창적이고 재기넘치는 경제학자였을 뿐만 아니라, 논쟁가이자 문필가이며, 출판인이자 편집자였고, 성공과 실패를 거듭한 사업가라는 점을 소상히 보여주고 있다. 미술 애호가이면서 돼지 키우기를 즐겼던 농부라는 점도 잊지 않고 언급한다. 케인스의 다양한 면모를 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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