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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진단] : 2002 문화관광부 지원 예산
[문화진단] : 2002 문화관광부 지원 예산
  • 전미영 기자
  • 승인 2002.02.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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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2-18 00:00:00
문화관광부 2002년 문화산업분야 지원 윤곽이 잡혔다. 문화관광부는 지난 1월 문화산업진흥 일반 부문과 출판, 방송영상, 영화, 애니메이션·캐릭터·만화, 게임, 음악, 문화원형콘텐츠화 사업 등 총 8개 분야에 대한 2002년 문화산업진흥기금을 발표했다. 올해 문화산업진흥기금 예산은 총 2천2백28억원. 작년 기금이 2천억 원 조금 못 미쳤던 것에 비해 2백억 원 가량 늘어났다. 이중 융자지원으로 5백50억, 투자지원으로 2백억이 쓰일 예정이다.
융자지원 5백억은 문화상품개발에 2백80억원, 시설·장비 사업에 2백70억 원이 쓰일 계획이다. 투자지원 2백억 원은 문화콘텐츠투자조합 결성 및 투자에 지원할 계획. 1월과 7월, 연 2회 융자시행 공고를 낸 뒤 실적에 따라 지원할 예정이다. 분야별 지원규모는 우선 해당 산업에서 융자 신청한 규모를 반영해 탄력적으로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작년대비 2백억원 늘어난 수준

출판산업부문 지원은 예년과 달라진 것이 별로 없다. 올해 열리는 큰 행사는 ‘북경·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서울국제도서전’, ‘국제잡지연맹(FIPP) 아·태지역 서울대회’ 정도이다. 출판 지원 사업 가운데 출판사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우수 학술도서 선정’과 ‘문화관광부 추천도서 선정’ 작업. 2001년 7월 1일부터 2002년 6월 30일까지 발행된 학술도서 가운데 5백종을 뽑아 지원하는 우수 학술도서의 선정 대상은 총류·어학, 역사, 사회과학, 철학, 문학, 예술 등 총 9개 분야이다. 선정공고가 나가고 출판사에서 신청하면 심사한 뒤 우수학술도서로 뽑게 되는데, 출판사나 저자에게 직접 포상하는 것이 아니라 선정된 도서를 문화관광부에서 다량 구입해 공공 도서관에 비치해주는 개념이다. 22억의 지원금이 선정되어 있다. 외국어초록 번역 및 책자 제작, 미디어 교육, 출판유통현대화 등이 지원대상에 올라있다.
방송영상산업부문에서는 독립제작사 제작시스템구축부분이 가장 큰 몫을 차지한다. 다채널·다매체 시대를 책임질 영세 제작자들의 제작 여건개선에 50억원을 지원할 예정. 수출용 방송프로그램 제작에 8억, 국제방송영장견본시 참가에 10억을 지원한다.
영화산업부문에서는 늘어난 영화제들에 대한 지원이 큰 몫을 차지한다. 부산·부천·전주 국제 영화제와 서울 여성영화제에 23억원, 한국영화 해외시장 참가사업에 3억7천5백만원, 제58회 FIAF서울총회에 4억을 지원한다.
올해부터 ‘문화원형 콘텐츠화 사업’이 5개년 계획으로 시작된다. ‘역사, 전통, 풍물, 생활, 전승, 예술, 지리지 등 다양한 분야의 우리나라 문화원형 자료를 집대성하여 디지털리소스센터를 구축하고 이를 응용콘텐츠로 개발하여, 우리 고유문화에 기초한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 토대 구축’이라는 거창한 목표를 내걸고 있지만 쉽게 말해 ‘우리 것’을 문화산업화 하자는 내용이다. 2006년까지 5년간 사업비 5백50억이 잡혀있다. 맥이 끊겨가는 우수한 전통문화를 현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어제오늘 있어온 것이 아니지만 자칫 ‘전통문화=돈 되는 사업’이라는 단편적인 생각에만 매몰돼 졸속으로 일을 추진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우리문화 전반을 디지털 콘텐츠화한다는 야심찬 계획 또한 신중한 준비가 필요하다.
문화관광부는 올해를 문화콘텐츠산업의 해로 삼았다. 2002년을 ‘지식 문화 중심의 21세기’의 토대를 마련하는 해로 삼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관련 산업에 우수인력 유치, 관련 업체들의 해외견본시 참여 지원, 콘텐츠 개발과 육성 지원 등 문화콘텐츠산업 육성에 올해 5천3백여억원의 막대한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국고 1천9백57억원, 각종 기금 2천9백1억원, 정보화촉진기금 5백억원 등이 콘텐츠의 제작 및 유통, 산업기반 구축 등에 쓰여진다.

문화콘텐츠산업=황금알을 낳는 거위?

세계 최고의 애니메이션 시장인 프랑스 앙굴렘, 도꾜 아니메페어, 상하이 TV 페스티벌,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리는 MOBILE EXPO 2002 등 세계 도처에서 열리는 각종 문화산업 견본시에 참여하는 업체들에게 올 한해 20여 억원의 지원계획을 세워놓았고, 2002년부터 2006년까지 5개년 계획으로 ‘우수 문화콘텐츠 현지어 버전 제작 사업’을 추진중이다. 최근의 한류열풍에서 고무받아 가요, 드라마 등 경쟁력 있는 우수 문화콘텐츠의 수출대상지역 현지어 버전 제작을 더욱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5년 간 총 65억의 예산을 책정해놓았다.
애니메이션 현지어버전 제작, 창작 단편애니메이션 국제교류,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공모, 대한민국 영상만화 대상 공모전 등 애니메이션 산업 지원방안은 무척 많다. 게임산업부문도 마찬가지여서 게임 해외전시회 참가, 게임 전문투자조합운영, 우수게임 사전제작 선정, 이달의 우수게임 선정·시상 등 벌여놓은 계획이 많다.
정부는 문화콘텐츠산업에 막대한 예산을 들이면서 ‘해리포터’가 누리고 있는 성공에 버금가는 장밋빛 기대를 펼쳐보이고 있다. ‘쥐라기 공원 한편이 자동차 수출 몇 만대와 맞먹는다’며 문화산업 육성에 호들갑떨던 것이 불과 몇 년 전의 일이다. 막대한 지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문화적 토대란 하루아침에 작정하고 계획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당장의 수익모델 창출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고 문화적 토대를 다지는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
전미영 기자 neruda73@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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