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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의 36.1%가 성적장학금... 경희대 등 ‘가계곤란·전액’ 지원 늘여
전체의 36.1%가 성적장학금... 경희대 등 ‘가계곤란·전액’ 지원 늘여
  • 박수선 기자
  • 승인 2008.11.17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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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대학별 장학금 현황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학들은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대학 등록금이 3대 가계 부담으로 손꼽히고 있는 상황에서 장학금은 대학가 최대 관심사다. 우수학생 유치를 위해 성적 우수장학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지만 무게중심을 어디에 두느냐는 대학 특성이나 장학목표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교수신문>은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은 ‘2007년 학비면제 현황’자료를 입수,  분석을 통해 교내 장학금 운영 실태를 살펴보고 앞으로 장학제도 개편 방향을 전망했다. 


193개 4년제 대학 전체 장학금 총액은 1조 8천971억원. 이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성적장학금으로 지난해 성적우수학생에게 7천308억원(36.11%)이 지급됐다. 대학별로는 한국정보통신대가 전체 장학금에서 성적장학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많았다. 38억원 가운데 35억원이 성적장학금으로 전체 장학금의 93%를 차지했다. 한국정보통신대 관계자는 “재학생 가운데 90% 이상이 장학금을 받고 있다”면서 “직전 학기 학사경고를 받거나 152학점 이상 이수한 학생을 제외하고는 재학생 대부분이 학비감면혜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금강대는 전체 장학금 18억원 가운데 16억원(90%)을, 한국체대는 30억원 가운데 25억원(85%)을, 부산대는 312억 가운데 264억원(85%)을 성적 우수 장학생에게 지급했다.

홍익대는 성적우수 장학금이 전체 8%로 성적우수장학금이 적은 편이다. 홍익대 관계자는 “장학금제도를 신설하면서부터 사회 약자를 배려하는 원칙을 세워 성적우수 장학금이 다른 대학에 비해 낮다”고 설명했다.
기타 장학금이 가계곤란자 장학금을 누르고 전체 장학금의 32%를 차지한 것도 눈에 띤다.
영산선학대학이 99%로 기타장학금 비중이 가장 높았다. 성민대학(98%), 포천중문의대(88%), 예원예술대(87%), 한중대(86%), 건동대(86%), 포스텍(79%) 순으로 기타 장학금 비율이 높았다.  고려대, 단국대, 동국대, 명지대, 연세대, 인제대, 조선대 등 성적장학금보다 기타 장학금이 더 많은 대학도 적지 않았다.

학비감면 현황분석 결과 전체 장학금의 6.5%는 근로장학금으로 지급되고 있다. 근로장학금 비중이 가장 큰 대학은 한국교원대. 전체 장학금 20억원 가운데 근로장학금이 28%를 차지한다. 한국 교원대 관계자는 “성적우수자나 가계곤란자 경우는 기준이 충족돼야 지급되는 성격이기 때문에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취지로 근로장학금 비중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국민대(27%), 감리교신학대(26%), 숙명여대(23%), 인천대(23%), 서울산업대(22%), 광주교대(21%), 동국대(20%)가 전체 장학금 대비 근로장학금 비율이 20%이상이었다. 주요 사립대 가운데 경희대, 이화여대, 한양대는 근로장학금 비율이 1% 미만으로 조사됐다. 경희대는 최근 3년간 근로 장학금 비율을 줄이는 대신 무상장학금 비율을 높이고 있다. 경희대 관계자는 “행정 보조 업무를 하는 대가로 장학금을 주는 근로장학금 비율을 줄이고 가계곤란자 장학금이나 전액 장학금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가계곤란자 30%이상 학비면제 규정, 8%만 준수
가계 곤란자에 대한 배려가 강조되고 있는 추세지만 2007년 현재 그 수준은 아직 미비하다. 장학금 총액의 14%인 2천718억원이 기초 수급자 등 가계곤란자 장학금으로 쓰였다. 이는 교과부가 의무화하고 있는 가계곤란자 30% 이상 학비면제 규정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2006년 개정된 ‘학교수업료 및 입학금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사립대는 경제적 사정이 곤란한 학생의 학비 감면 비율을 전체 장학금의 30%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가계곤란자 30%이상 학비면제 규정을 지킨 대학은 수원가톨릭대(99%), 경북외국어대(73%), 홍익대(55%), 총신대(43%), 이화여대(37%), 전주대(35%), 성공회대(34%), 서울여대(34%) 등 17개 대학(8%)에 불과했다. ‘학교수업료 및 입학금에 관한규칙’ 적용이 배제된 국립대는 17개 대학 가운데 한 군데도 없다.   

장학금 총액을 획기적으로 늘리지 않는 한 장학금은 어떤 장학금을 늘리기 위해 다른 장학금을 줄여야 하는 ‘제로섬 구조’다. 이 때문에 대학들은 정부에서 기초수급자에 대한 장학금 확대와 근로장학생 확대 정책이 등록금 부담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정부가 학자금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나서면서 개별대학에서 교비로 지원하는 장학금 제도도 손질이 불가피해졌다. 한림대 관계자는 “정부 지원 확대로 기초수급자의 생활비 지원이나 차상위 계층에 대한 지원이 늘어날 수 있다”면서 “근로장학금을 무상장학금이나 전액 장학금으로 돌릴 수 있어 실질적인 장학혜택이 많아 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수선 기자 susu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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