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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기] 주요학회들의 신년 설계
[돋보기] 주요학회들의 신년 설계
  • 강연희 기자
  • 승인 2002.01.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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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1-08 18:10:01
세계 정치사의 급박한 긴장감과 신자유주의라는 거대 담론속에 다사다난했던 2001년도 한해가 저물고 2002년도가 밝았다. 작년 한해에도 많은 학회들이 다양한 활동을 보이며 각 분야에서 각자의 할일들을 성실하게 수행하기도 했고, 단지 보여주기에 지나지 않는 내실없는 학회활동도 있었다. 이미 지나간 시간이라지만 냉정한 반성과 뜨거운 의욕을 가지고 새해 학회의 활동을 기대해본다. 올 한해 주요 학회들의 주요사업에 대해 미리 정리해보았다.

한국언론학회(회장 김학수 서강대 교수, 신문방송학)는 7월 15일부터 19일까지 세계언론학대회를 열 계획이다. 아시아에서 처음 개최되는 이 대회는 전세계로부터 약 1천명의 언론학자들이 참여해 연구논문들을 발표하고 한국 언론학 연구의 발전을 공유하며 나아가 국제화를 도모할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와 동시에 월드컵 경기 후 개최되는 시점을 통해 세계언론인들을 생산하는 전세계 언론학자들에게 한국의 국가적 이미지를 심어주며, 한국언론산업의 발전과 언론자유의 수준을 홍보하려는 전략도 구상중이다. 또 다른 사업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공동체의 건설을 위한 학문적, 실천적 노력에서 찾을 수 있다. 각 회원들의 학술 연구모임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발표하는 장을 마련하고 특히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및 대통령 선거를 대비해 공정선거보도에 매진할 계획이다.

학회활동의 다양화 측면 돋보여

한국정치학회(회장 이종복 서울대 교수, 정치학)는 지방선거가 있기전 지방자치의 발전 방향에 대한 학술대회를 기획하고 있다. 그리고 남북한 간 7.4공동성명 30주년을 맞이해 7월에 남북한 관계에 관한 학술대회도 준비중이다. 특히 대통령 선거와 관련하여 한국의 정치적 리더쉽과 정당발전에 관한 학술회의도 주요 사업으로 내놓고 있다. 이 밖에도 2002년 가을에는 ‘마르크스주의와 자유주의의 장래’에 관한 학술회의도 병행해 계획하고 있다. 또한 2003년 한국정치학회 창립 50주년을 준비해 한국정치학회 50년사를 정리해 출간한다는 기획도 밝혔다.

한국사회를 이해하고 사회발전을 위한 대안을 마련해온 한국사회학회(회장 양춘 고려대 교수, 사회학)는 최근들어 분과학회 중심의 학회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회가 다양화짐에 따라 환경, 사회사, 농촌, 지역, 인구 및 도시 등의 분과학회들이 사회학회와 연계하여 활동하고 있다. 사회학회의 2002년도 주요사업은 먼저 ‘차세대 사회학자 학술대회’라는 주제로 전국 사회학과 대학원생들의 학술 심포지엄을 여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학교 간 교류를 활성화하고 젊고 참신한 시각에서 현실 분석을 시도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그리고 ‘21세기 한국사회의 진단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새로운 세기의 한국사회의 현실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해 10월중 단행본을 출간할 예정이다. 양춘 회장은 “대형화된 학회조직과 다양화된 학회 활동을 조율하기 위해서 학회 활동을 내실화하고 회원간의 의사 소통을 모색할 계획이다. 그리고 국제화 시대에 대비해 국제네트워크를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회 창립 50주년을 맞는 한국물리학회(회장 송희성 서울대 교수, 물리학)는 올 한해를 학회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시점으로 생각하고 있다. 3월 중에 홈페이지 경연대회를 열고 4월 19일에서 20일까지 부산컨벤센센터에서 한국 물리학회 춘계 임시총회 및 학술발표회를 연다. 그리고 10월 24일에서 26일까지 한양대학교에서 한국물리학회 창립 50주년 기념 학술강연회 및 정기총회를 가질 예정이다. 특히 2004년 국제물리올림피아드를 한국에서 개최하기 위한 조직위원회가 2002년도에 창설될 계획이며 물리 교육 강화를 위해 정보기술을 이용한 물리학강의 콘텐츠를 개발하여 물리학회 회원에게 보급한다는 전략을 밝히고 있다.

한국영어영문학회(회장 이영걸 한국외국어대 교수, 영어과)는 1월 30일부터 2월1일까지 2박3일간 온양관광호텔에서 ‘사이버 공간에서의 영미 어문학 교육’이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연다. 이 학술대회는 영국문화원과 협조해 영국의 저명교수를 초빙해 강연을 듣는 자리이다. 한국영어영문학회가 중점을 두어 기획하고 있는 또 다른 사업은 ‘목요강좌’이다. 목요강좌는 영국문학을 배제하고 미국문학에 관한 것으로 미국의 소설, 시, 드마라, 희곡 등을 망라한다. 이것은 9월 초순에 시작하여 11월까지 미대사관 공보과 후원아래 열릴 계획이다.

2001년도 창립해 많은 주목과 관심을 받았던 새만금생명학회(회장 고철환 교수, 해양생물학) 는 새만금 간척사업 대신에 진행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사업과 출판사업, 공청회, 학술대회 등을 2002년도 주요사업으로 계획하고 있다. 고철환 회장은 대안사업으로 몇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첫째 새만금 갯벌생태계와 이 갯벌 생태계에 뿌리를 두어 살아가는 인간을 하나의 단위로 취급한다. 둘째 기존의 방조제를 그대로 이용하며 갯벌 생태계를 훼손하는 형식이 아닌 공학적인 대안을 생각한다. 그래서 정부의 투자액도 지금까지와 같은 규모를 유지하도록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도록한다. 셋째 지역주민, 지방자치단체, 중앙정부, 환경단체 등의 이해당사자들이 모두 합의할 수 있는 안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서로를 이해시키는 관련행사, 출판, 대외 협력 사업들을 펼친다.

성실한 준비와 기획 아쉬워

오랜 전통과 역사를 지닌 학회들과 새로운 문제제기를 하며 창립한 학회 등 많은 학회들이 2002년도 활동계획에 대해 청사진을 제시했다. 각 학회가 제시한 새해 계획들이 내실있게 성과를 맺으리라 믿음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남북문제나 지역 현안문제, 여성 등 소외된 계층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진단하는 학회의 기획들이 적어 아쉬움을 남겼다. 또 대부분의 학회가, 이렇다 할 올해 사업계획조차 세워놓고 있지않아 주먹구구식 학회운영을 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강연희 기자 allesk@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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