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웅 한밭대 교수(64세, 건축공학부)가 지난 17일부터 사흘간 예술발표회를 선보였다.
분야는 다섯 가지다. 건축 작품전과 건축사진 작품전이 포함된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런데 독창회와 유화 개인전, 수필집 출판회가 눈에 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이번 발표회는 40여년 동안 준비해 온 것을 선보인 자리에요. 고등학교에서 미술교사로 근무한 경력이 있고 1968년 개인전을 열기도 했어요. 그림 그리기는 그만큼 자연스럽지요.”
그렇다면 독창회는 어떻게 된 일일까. ‘음치’가 독창회를 열기까지의 얘기가 재밌다. “그동안 노래 못 한다는 얘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 자존심이 상했었죠. 그래서 43세부터 새벽 5시에 일어나 발성연습을 하는 등 노래 교습을 받았습니다. 동네에선 절 볼 때마다 ‘노래 부르는 교수 지나간다’고 하더라고요.”
정년을 1년 반 앞둔 이 교수의 ‘독특한 이력’은 끊임없는 노력에서 비롯됐다. 매일 밤늦게까지 연구실을 지키면서 “주어진 일은 무조건 열심히” 한다고. 다양한 취미생활도 중요하지만, 자연친화적인 생태건축을 주도적으로 도입해 다수 학술상을 받은 것이 이 교수에겐 더 큰 의미로 남아 있다.
이번 발표회, 얼마 남지 않은 교수생활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인 줄 알았더니 “중간 발표회”라고 한다. 老교수가 도전하려고 마음먹은 분야는 독특한 이력의 또 한 줄을 차지할 것 같다. “보디빌더가 되고 싶은 게 꿈이에요. 지금부터 시작해서 10년 후에 TV에서 보디빌더로서의 제 모습을 선보일 겁니다. 노력하면 가능한 일이에요(웃음).”
김유정 기자 jeong@kyosu.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