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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온음료’ 같은 강의 비결
‘이온음료’ 같은 강의 비결
  • 최성욱 기자
  • 승인 2008.09.02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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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영 창원대 교수 “ 지방대 학생들 기 살려야죠”

“그래, 너희들도 할 수 있어.”
올해 1학기 창원대 강의평가 최우수 교수에 선정된 문자영 교수(48세, 보건의과학과·사진 오른쪽). 교육철학을 물었더니 뜻밖의 답변이 돌아온다. 생활신조가 교육철학인 배경에는 지방대 ‘베스트 티처’의 고민이 숨어 있었다.

“지방대 학생들은 ‘풀 죽어’ 있어요. 장래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하는 것 같지도 않고, 학업 의욕도 떨어져 있죠. ‘수도권 명문대학과 우리 대학의 차이가 뭘까’를 생각해 봐도 사실 잘 모르겠어요. 열등감과 피해의식을 극복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분위기가 가라앉을 때면 지방대 선배들의 성공사례들을 들려주며 학생들을 독려하곤 한다.

“나는 할 수 있다”는 다짐은 자신감의 차원만은 아니다. “학생들의 기초학력수준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는 교수들의 우려는 교수법의 전면 수정을 뜻한다. “고등학교 과정을 강의해야할 때도 있습니다. 알기 쉽게 접근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매 학기 강의준비를 더욱 꼼꼼히 해야 하는 까닭이다.
문 교수는 강의수준을 어디에 맞춰야할 지 늘 고민이다. “눈높이에 맞춰나가는 강의는 학생들의 자가발전능력을 저해시킬 수 있어요. 쉽고 친절한 강의가 바람직하다고 볼 수만은 없습니다.”

강의를 충실하게 만드는 ‘연구’도 문 교수에게 딜레마다. “수업이 많아서 연구를 많이 못할 것 같다”는 기자의 질문에 “지방대의 사정을 모르는 소리에요. 교수들은 대부분 오전 9시에 연구실에 나와 밤 10~12시 퇴근이 예삿일입니다. 수업에 할애하는 시간이 많지만 그래도 연구할 시간은 충분해요. 그런데 대학원생이 없다는 게 문제죠.”

문 교수 강의가 호평을 받는 이유는 ‘충실한 강의자료’ 때문이다. 실험이 많은 전공 특성상 PPT 영상자료와 최신 논문자료가 7 대 3이다. 문 교수의 수업을 듣는 한 학생은 “교수님 강의는 이온음료처럼 흡수가 빠르다”고 말한다.

최성욱 기자 cheetah@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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