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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후기] 그것은 허위의식이 아니다
[강연 후기] 그것은 허위의식이 아니다
  • 오주훈 기자
  • 승인 2008.09.02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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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강연에 대해서 참석자들은  순화된 애국주의가 현실성 있는 적합한 대안일 수 있는지를 따졌다.
김철규 고려대 교수(사회학)의 질문이 빛났다. 그는 “순화된 애국주의는 유럽 및 앵글로 색슨 문명의 중심주의에서 비롯했으며, 사회적 약자들에게 모순된 현실에 순응하도록 하는 일종의 이데올로기 내지는 허위의식이 아닌가”라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누스바움 교수는 “순화된 애국주의를 가능하게 한 마틴 루터 킹 때문에 흑인들의 인권이 많이 신장됐으며, 오바마가 대통령 후보로 나선 것을 보면 일종의 진보를 말할 수 있다”고 느슨한 답변을 내놓았다.

 강연이 끝나고 교수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누스바움 교수는 정서와 애국주의에 대한 강조가 파시즘으로 전락할 위험성에 대해 “정서가 악용되면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누구보다 강조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우익에 의해 정서가 악용되지 않게끔 하는 일이 중요해진다. 정서를 적극적으로 순화시켜 긍정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사회의 순혈주의와 최근 촛불 시위와 독도 영유권 분쟁에서 드러난 격앙된 대중의 반응에 대해서는 “순혈주의 자체에는 반대하지만, 촛불시위는 단지 쇠고기 문제만이 아니라 정부의 비민주적 행태와 실정을 겨냥한 것이기에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당연히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 사과를 했어야 할 일본의 팽창주의적 태도에 대해, 한국 국민이 보이는 반응 역시 수긍할 수 있다”고 말했다.

누스바움 교수는 지난 27일 계명대에서 ‘자유민주주의와 관용의 정신’이라는 제목으로, 29일에는 서울대에서 ‘약자에 대한 배려 능력으로서의 공감’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마치고 30일 오전 9시 출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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