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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신간]『리바이어던1, 2』외
[학술신간]『리바이어던1, 2』외
  • 오주훈 기자
  • 승인 2008.09.02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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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이어던1, 2』 토머스 홉스 지음, 진석용 옮김, 나남, 519, 480쪽
마키아벨리와 더불어 근대정치사상의 토대를 구축한 홉스의 주저인 리바이어던이 마침내 번역되었다. 본래 리바이어던(Leviathan)이라는 단어는 성경에 나오는 괴물을 뜻한다. 홉스는 이 단어를 사회 계약의 과정에서 탄생한 국가 즉 코먼웰스(Commonwealth)를 지칭하는 의미로 사용했다. 리바이어던으로서 국가는 무시무시한 힘을 지닌 인공인간과도 같은 것으로, 사람들의 복지와 안전을 살피는 것을 임무로 한다. 현대인의 관점에서는 그대로 받아들이기에 거북한 면이 있지만, 현대의 국가와 정치의 이면에는 바로 이 리바이어던의 논리가 알게 모르게 작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전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책이다.

■『마르크스주의에서 본 영국 노동당의 역사』 토니 클리프·도니 글룩스타인 지음, 이수현 옮김, 책갈피, 688쪽
책갈피가 모처럼 두꺼운 책을 내놓았다. 책갈피의 단골 저자인 토니 글리프 등이 지은 이 책은 ‘희망과 배신의 100년’이라는 부제와 함께 영국 노동당의 역사를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저자들이 밝힌 바에 따르면, 노동당은 부르주아 정당들의 틈바구니에서 노동자 대중의 희망으로 섰지만, 결국 부르주아 정당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을 보이면서 노동자 대중을 ‘배신’하고 말았다. 왜일까? 저자들은 “노동당을 제대로 분석하려면 노동당의 역사를 무엇보다 계급 세력 저울의 변화에 따라 좌우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하면서 “노동조합 의식과 의회 개혁주의는 노동당 정치의 핵심이다”라고 답한다.

■『역사개념에 대하여, 폭력비판을 위하여, 초현실주의 외』 발터 벤야민 지음, 최성만 옮김, 도서출판 길, 384쪽
10권으로 기획된 벤야민 선집 5권인 이 책에는 「역사개념에 대하여」와「폭력비판을 위하여」등 벤야민의 중요한 논문이 수록되어 있다. 「역사개념에 대하여」에서 벤야민은 “역사는 구성의 대상이며, 이때 구성의 장소는 균질하고 공허한 시간이 아니라 지금시간(Jetztzeit)으로 충만된 시간이다”라고 말하면서 “경과하는 기간이 아니라 그 속에서 시간이 멈춰서 정지해버린 현재라는 개념을 역사적 유물론자는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이는 “균질하고 공허한 시간을 채우기 위해 사실의 더미를 모으는 데 급급”한 보편사(Universalgeschichte)의 “가산(加算)적” 방법론과 구별된다.

■『창씨개명』 미즈노 나오키 지음, 정선태 옮김, 산처럼, 332쪽
창씨개명이라는 말은 누구나 알지만 그 구체적인 내막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일본의 조선지배와 이름의 정치학’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에서 저자는 창씨개명 정책을 통해 일본이 어떻게 조선에 대한 식민지 지배 전략을 공고화했는가를 추적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일반적으로는 조선인에게 이름을 일본풍으로 바꾸게 하는 정책으로 이해되고 있지만 그 실질을 보면 창씨개명에는 다양한 측면이 있었다. 창씨개명을 둘러싸고 조선총독부, 일본 ‘내지’의 정치가, 조선인 각각의 내부에 다른 인식·입장이 드러나 있었다”고 한다. 창씨개명의 정치가 단순히 일본에 대한 동화만이 아니라, 차이화라는 관점에서도 이루어졌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해외입양과 한국 민족주의』 이삼돌(토비아스 휘비네트) 지음, 뿌리의 집 옮김, 소나무, 384쪽
한국처럼 순혈주의가 강한 나라도 드물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동시에 한국만큼 해외 입양을 많이 하는 나라도 드물다는 점이다. 그 자신이 스웨덴 해외 입양아였던 저자는 ‘한국 대중문화에 나타난 해외 입양과 입양 한국인의 모습’이라는 부제를 단 이 책에서 한국의 입양 문화 배경과 해외 입양 역사, 한국의 대중 문화에 나타난 입양인의 모습 등을 총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스웨덴에서 인종간 입양에 관한 논의로 박사학위를 받고, 박사 논문을 번역하여 이 책으로 출간한 저자는 책의 말미에서 “해외 입양인은 한국 미디어와 대중문화에 자주등장함으로써 한국 근대화 과정의 어두운 측면을 떠올리게 한다. 그들은 이제 섬뜩한 귀신이 되어 돌아와 극심한 불안과 동요를 야기하고 있다. 이는 달리 말하면, 힘들었던 과거를 극복하고 넘어서는 투쟁이자, 난타당하고 고통받는 대한민국의 새롭고 더 나은 미래를 그리는 방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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