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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강오 조선대 교수 전재산 기증하고 세상 떠나
고 이강오 조선대 교수 전재산 기증하고 세상 떠나
  • 교수신문
  • 승인 2008.08.0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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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세상을 떠난 조선대학교 이강오(李康五) 교수(의과대학 간호학과)가 자신의 전재산 5억여원을 어려운 이웃들과 모교 제자들을 위해 기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교수는 8년 전 발병해 치료했던 유방암이 지난해 여름 재발, 투병 생활을 하던 중 지난 7월 27일 향년 54세로 별세했다.

평생 독신으로 살아온 이 교수는 유언을 통해 현금 자산 2억원을 조선대학교 장학기금으로 기부하고, 광주 북구 운암동 롯데낙천대 아파트(115㎡)를 성요한의료봉사수도회에, 운암동 3단지 주공아파트(69㎡)는 엠마우스복지관에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유족들은 이 교수의 유언에 따라 최근 유언 절차를 마쳤으며 자산 정리가 마무리되는 대로 8월말이나 9월께 조선대학교에 장학금 2억원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 교수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영세명이 평화를 뜻하는 이레네(Irene)이다. 평소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활동에 앞장섰으며 가정형편이 곤란한 제자들의 학비를 대주는 등 남모른 선행을 많이 펼쳐왔다.

특히 조선대학교 간호학과 2회로서 모교에 대한 사랑이 지극했던 그는 재직중에 학교발전기금 7백72만원을 기탁했고 6개월 시한부 통고를 받은 후 2천만원을 채우고 싶다며 1,300만원을 추가로 기탁했다. 또한 간호학과에 장학기금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것을 안타까워했던 것으로 동료 교수들은 기억했다.

그는 10년 동안의 투병생활 중에도 친구들의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으면 앞장서서 도와주었으며 그가 세상을 떠나자 대학 졸업 동기 19명 가운데 외국에 나가있는 2명을 제외한 17명이 장례식장에 모여 고인의 생전 모습을 회고하는 자리를 가졌다.

고 이강오 교수는 1954년 순천 출생으로 순천여중·고를 거쳐 1975년 조선대 간호학과를 졸업했으며 전남대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모교인 조선대학교에 1980년 전임강사로 임용돼 조교 생활 2년을 포함해 30년 동안 근무했으며 병세가 악화되어 지난 2월 정교수직에서 명예퇴직했다. 전공은 정신간호학으로 저서 ‘정신건강간호학’(현문사 刊, 2000년)을 비롯하여 4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강오 교수와 간호학과 71학번 동기로 모교에서 함께 근무해온 오현이 교수는 “간호학과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남달라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에게는 등록금을 보조해주고 학생들 고민꺼리를 들어주는 상담자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며 “본인이 투병생활을 하는 와중에도 치매를 가진 어머니를 극진히 모신 효녀로 당시 성요한 병원에 입원한 노인환자들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간호학과 학생실습지라는 인연 때문에 요한병원에 기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선대학교는 이 교수의 모교와 제자 사랑이라는 숭고한 뜻이 제대로 구현될 수 있도록 장학금 사용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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