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19:30 (수)
巨匠들의 시선, 우리시대의 肖像을 그리다
巨匠들의 시선, 우리시대의 肖像을 그리다
  • 배원정 기자
  • 승인 2008.07.07 13: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전시_ 매그넘 코리아 展: ‘매그넘이 본 한국’ |7.4~8.24|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매그넘 소속 작가 20명이 카메라 앵글에 대한민국을 담았다. 매그넘 전체회원수가 50여명임을 감안하면 절반에 가까운 수가 한국을 방문한 셈이다. 2006년 10월부터 1년여 동안 순차적으로 보름에서 한 달씩 한국에 머물면서 사진 작업을 진행했다. ‘종교’, ‘전통’, ‘도시’, ‘지방’, ‘빛’, ‘젊음’, ‘영화’ 등을 주제로 한국 도시민들의 모습과 학생들의 일상생활, 설악산 풍경 등을 그들 나름의 독특한 시선으로 재구성해 한 장의 사진 속에 포착했다. 그리고 그 사진들은 대한민국 오늘의 ‘자화상’이 됐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한국’이다. 대한민국 건국60돌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한국의 현재 모습을 저마다의 시각으로 2천4백여 장의 사진 속에 담았다. 스티브 매커리(58·미국), 마틴 파(56·영국), 리즈 사르파티(50·프랑스), 알렉스 마욜리(37·이탈리아) 등 세계적인 작가들이 같은 주제로 신작들을 모아 한 자리에 뭉친 경우는 매그넘 창립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미국의 원로 사진가 엘리엇 어윗(80)은 “한국은 아름답고 정력적이며 매력이 넘치는 나라”라며 “매그넘 코리아는 2007년이라는 특정 시간대의 한국을 담은 역사적인 기록물이자 시각물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시와 더불어 영문판과 한국판으로 된 사진집 『Present Korea』도 발간된다.

전시는 크게 작가전과 주제전으로 구성됐다. 작가 개인의 면모를 보여주는 작가전 118점, 주제별 작품 316점 등 총 434점이 출품된 것. 이기명 전시 디렉터(한국매그넘에이전트 대표)는 “매그넘 사진작가들의 작품 세계는 주제의 깊이와 통일, 나아가 작업의 지속성을 갖고 있다. 그들이 그 주제 혹은 유사한 것들을 오랫동안 천착해왔기 때문에 한국에서의 개별 작업이 기존의 사진 작업과 연동되는 작업의 일환으로 일관되기를 주문했다”고 밝혔다.

작가전은 20개의 개별 공간으로 분류되는데, 1985년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표지 사진으로 실렸던 스티브 매커리의 아프가니스탄의 소녀 ‘샤르밧 굴라’ 등 작가별 대표작이 2점부터 21점까지 전시된다. 사진형식에 있어 작가의 독특한 표현법을 지칭하는 스타일 체계를 갖춘 작품, 즉 다양한 사진 표현 기법 가운데 지배적인 유형을 도출해냄으로써 관람객들이 시각적 일관성을 획득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한편, 주제전은 8개의 주제로 공간을 나눴다. 각 주제는 ‘한국의 종교’, ‘한국의 문화’, ‘서울과 도시’, ‘자연 그리고 삶’, ‘즐겨라 코리아’, ‘입신양면’, ‘사랑과 결혼’, ‘한국의 사회상’이다. 이 주제전은 21세기 한국 사회에 관한 다양한 기록, 해석, 전망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매그넘 회장 스튜어트 프랭클린은 “매그넘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만큼 사회의 모든 스펙트럼을 조명해 풍부하고 다양한 이미지를 창조한다”며 “가난한 판자촌 주민의 삶과 지도층을 양성하는 부유한 학생들의 생활, 유아원 아이들과 탑골공원 노인에 이르는 다양한 삶의 편린을 통해 한국을 다각도에서 바라보게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전시장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공간에는 매그넘 역사관이 마련됐다. 1947년에 설립돼 61년째를 맞은 매그넘의 역사를 연대기 순으로 보여준다. 사진작가로서의 주체성과 자유를 고수해온 그들의 ‘사진혼’을 느낄 수 있는 자리다.

양종훈 상명대 교수(보도사진학)는 “매그넘 사진작가 한 명의 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매그넘 작가 절반 이상이 한 자리에 모인만큼, 이번 전시를 통해 매그넘의 위치와 그들 작품세계의 변천사를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더불어 “한국을 찍은 매그넘 작가들의 사진집이 전 세계에서 출판된다면 결과적으로 국가 신임도 향상에까지 기여할 것”이라며, “매그넘 거장들이 순간적으로 잡아낸 한국의 풍경들을 감상하면서 침체된 한국 다큐멘터리 시장의 활성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을 보냈다.

이번 전시는 우리에게 익숙한 풍경이 이방인의 시각에서 어떻게 비춰졌는지, 그들이 꼽은 한국만의 이미지와 저력은 무엇인지, 한국을 향한 안과 밖의 시선들을 비교하며 그 소통의 미학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분명하다. 그러나 사진계 일각에서는 매그넘 사진이 현재에도 사진계를 리드할만한 미학성을 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보다 객관적이고 냉철한 분석을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이번 전시가 매그넘의 리딩 파워 파급력을 다시금 확인시켜주며, 단 한 장의 사진을 통해 ‘이것이 바로 현실’이라는 모두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우리들이 무심결에 지나쳐버린 순간들을 타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그들의 사진 속에 우리가 찾는 그 이상의 것을 담아냈기를 기대해본다.         

배원정 기자 wjbae@kyosu.net

 



매그넘(MAGNUM)이란?

1974년 4월 창립한 매그넘은 로버트 카파와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조저 루어와 같은 유명한 작가들이 자신의 작업에 대한 자율성을 보장받기 위해 창단한 단체다. 자유스러운 취재활동을 하면서도 사진가로서의 권리와 저작권의 확보 등을 주요기능으로 하는 일종의 에이전시라 할 수 있다. 매그넘 소속 작가는 종신회원으로 수익 50%만 갖고, 나머지 50%는 매그넘의 공동자산으로 배분해 모든 회원들에게 공동으로 나눠주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뉴욕에 본사, 파리에 국제본부 등을 두고 있으며, 런던, 동경, 한국 등에 지사가 있다. 정회원은 작고한 작가를 포함해 60여명이 있다. 이들로부터 보관돼 있는 사진은 300만장에 이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