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이라는 범주가 학문체계로 뿌리를 견고하게 내리고 있는지 의견이 분분하지만 한국학의 범주를 정립하고 특징을 정리해 세계 여러나라에 소개하는 ‘국제비교한국학회’(회장 김성곤 서울대 영문과 교수)의 움직임은 심상치않다.
한국과 관련 있는 제분야를 비교학적 또는 학제적으로 연구함으로써 한국학을 정립하고 한국학 연구를 통해 국제 교류 및 상호 이해의 틀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1991년 창립한 이 학회는 원래 유럽에 흩어져 있던 한국학자들과 한국학에 관심을 둔 외국학자들이 주로 활동했던 ‘AKSE’(The Association of Korean Studies in Europe)가 전신이었다. 그런데 유럽학자들이 주인역할을 맡고 한국학자는 손님 역할밖에 못 한다는 문제점이 드러났고, 이에 우리가 주인이 되는 국제학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돼 ‘IACKS’(The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Comparative Korean Studies)가 조직된 것이다. 그 후 격년으로 해외에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고 학술지를 일년에 두 번 발간하기 시작했다. 제1차 학술대회가 카자흐스탄 과학원에서 열린 이후로 금년 7월 미국에서 ‘21세기의 한국학 연구’라는 주제를 가지고 국제사회에서의 21세기 한국학 연구의 활성화와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간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학자들의 전공과 관심은 한국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국문학, 민속학, 역사, 정치학, 철학, 여성학, 환경 등 여러 분야에 걸쳐있다. 박찬부 경북대 교수(영문학), 김승희 서강대 교수(국문학), 설선경 연세대 교수 (국문학), 이소희 한양여대 교수(영문학)등 국내학자들과 춘원의 손녀 앤리(Ann Lee) 워싱턴대 교수, 베이커(Edward J. Baker) 하버드대 교수 등 외국학자들이 지속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김성곤 회장은 “기존에는 영문학 교수들이 중심이 되었지만 앞으로는 국문학 교수들의 적극적 협조를 바란다. 국제적인 활동분야를 넓히면서 학회 자체를 열어놓겠다”며 앞으로 미국과 캐나다쪽 활동에 많은 힘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강연희 기자 allesk@kyosu.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