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재임용 거부 취소’ 무시한 대학에 强手
법원, ‘재임용 거부 취소’ 무시한 대학에 强手
  • 김봉억 기자
  • 승인 2008.06.16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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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북부지법, 동아방송대학에 3억8천9백만원 배상 판결

교수 재임용 거부 결정을 취소하라는 법원 판결이 잇따라 나온 뒤에도 이를 무시한 대학에 3억8천9백만 원을 배상하라는 이례적 판결이 나왔다.

서울 북부지방법원 민사13부(재판장 정진경 부장판사)는 지난 11일, 대법원 확정 판결도 무시하고 교수 재임용을 계속 거부한 동아방송예술대학을 상대로 김 아무개 교수(42세, 여)가 낸 해임처분무효확인 및 위자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김 교수가 5년 가량을 수업할 기회를 박탈당한 채 언제 끝날지 모르는 법적 분쟁에 시달리면서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다”며 “학교법인의 집요하고도 악의적인 행위를 제재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 원고가 청구한 위자료 3억 원 전액과 받지 못한 임금 8천9백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대학이라는 기관에서 한 개인을 상대로 저질러진 행위는 사법부의 존재를 전적으로 무시하는 행위일 뿐 아니라 거듭된 소청심사위와 사법부의 판단까지도 가볍게 무시하는 기관이 학교로서 존립할 가치가 있는가에 대한 회의마저 들게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김 교수를 학교에서 배제하기 위해 학교법인의 집요하고도 악의적인 행위는 김 교수의 재임용 기대권을 침해하고 임금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힌 것을 넘어 인격적 법익에 대한 침해로서 불법 행위를 구성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판결은 민사상 손해뿐 아니라 형벌적 의미의 고액이 부과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선례가 될 수 있는 판결로 해석되고 있어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아직 우리나라에 도입돼 있지 않다.

김종서 배재대 교수(법학)는 “이번 판결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로 위자료를 아주 높게 책정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성격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는 재임용거부 취소가 되더라도 밀린 임금만 지급해 왔는데 이번 판결은 임금 상당액의 3배가 넘는 위자료 지급을 판시해, 재임용에 늑장을 부리던 학교 측은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라며 “부당한 재임용 거부처분 취소 판결을 무시하는 대학에 억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고인 김 교수는 지난 2002년 학과장으로 재직할 당시 신임교수 임용과정의 불공정성을 제기해 학교와 마찰을 빚은 후 학과장 보직해임과 징계 처분을 받았고 2005년 말에는 재임용 거부를 당했다.

이후 김 교수는 소청심사위원회와 행정소송, 고등법원 판결을 거쳐 올해 3월에 재임용거부처분을 취소하라는 확정 판결을 받았다. 김 교수는 이 재판 과정 중에 지난해 말 “정당한 행위를 문제 삼은 보복적 행위에 정신적 손해의 배상을 구한다”며 서울 북부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란

 

 민사 재판에서 가해자의 행위가 악의적이고 반사회적일 경우 실제 손해액보다 훨씬 더 많은 손해배상을 하게 하는 제도이다. 1760년대 영국 법원의 판결에서 비롯됐고 이후 미국에서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부당 행위를 다시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데 주 목적이 있다. 우리나라도 이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국회에서 논의한 적이 있으나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이유로 도입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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