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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신간]『도덕지귀』외
[학술신간]『도덕지귀』외
  • 교수신문
  • 승인 2008.06.0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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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지귀』 서명응 지음│조민환·장원목·김경수 역주│예문서원│530쪽
영·정조 시기 소론 경화사족이었던 서명응이 열린 진리관에 입각하여 쓴 『노자』주석서인 『道德指歸』를 번역하고 해설한 책이다. 서명응은 이 주석서를 통해 『노자』를 조화, 양생, 처세라는 세 가지 입장에서 이해했다. 역자들에 의하면, 서명응의 ‘무로부터 다시 시작하기’는 기존 사유에 대한 회의와 반성이 담겨 있는 것으로, 그가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철학을 모색하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성리학적 진리관을 대신할 새로운 진리관을 모색하게 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이 책 『도덕지귀』이다.

 
■『무용지물 경제학』 베르나르 마리스 지음│조홍식 옮김│창비│416쪽
이 책의 원제는 ‘안티 경제학 교과서’였다. 프랑스 파리8대학 교수인 저자가 몹시 불만스러워하는 것은 정통경제학 특히 신자유주의 경제학이다. 저자는 경제를 오롯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난해한 방정식과 도표로 일반일을 현혹하기보다 인류학, 역사학, 정치학, 심리학 등 다양한 인문사회과학적 시각을 동원해 현실을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참된 대안 경제학은 부와 가치의 생산과 함께 분배의 과정을 역사적으로 드러내고 분석해야 한다는 게 그의 알맹이 주장이다.

 

■『빈 중심』 박준상 지음│그린비│248쪽
책의 부제는 ‘예술과 타자에 대하여’이다. 프랑스 파리8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저자가 말하는 ‘빈 중심’은 ‘나’와 사물들 사이의, ‘나’와 공간 사이의 그리고 ‘나’와 타인들 사이의, 구체적으로 경험에 들어오는 관계의 사건을 가리킨다. 반 고흐의 작품을 경험할 때, 우리의 경험 토대는 보이고 명제화할 수 있는 명사적 항이 아니라 관계의 동사적 사건이다. 니체, 말라르메, 데리다, 메를로 퐁티, 블랑쇼, 레비나스 등의 작가와 철학자들을 경험적으로 공유하면서 ‘여기 지금’의 상황에 대한 반성을 진행한다.

 

■『중국 불경의 탄생』 이종철 지음│창비│236쪽
‘서남동양학술총서’의 하나로 마련된 책. 문헌학을 토대로 불교철학을 연구하는 저자는 漢譯佛典 譯經家들의 생애와 번역과정을 사료에 근거해서 복원하는 한편, 그들의 번역이 중국에 끼친 사상사적·문화사적 영향을 해명하는 데 기여할 목적으로 이 책을 서술했다. ‘한역불전’이야말로 ‘동아시아의 문화적 용광로’였다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이런 시각에서 중국 역경사를 거시적으로 정리하고, 중국 역경사의 주요 명장면을 더듬어나간다. 또한 인도불전과 한역, 중국문화 등의 문제를 정리해 전체적인 이해를 도왔다.

 

■『지명의 지리학』 한국문화역사지리학회 지음│푸른길│438쪽
지리학이 지명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지만, 한국 지리학 분야에서의 지명 연구는 국어학 분야에 비해 부진한 편이다. 이 책은 2006년 열린 ‘지명의 지리학: 한국 지명의 역사와 문화’라는 학술 대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중심으로 기획됐다. 지명 연구를 주도해 온 문화역사지리학자들이 중심이 돼 국문학, 역사학 등 인접 학문 분야의 연구자들과 학제적 토론을 시도했다. 지명 변천 요인의 지역적 함의, 지명에 나타난 지역문화, 지명의 사회적 구성 등 흥미로운 논문들을 모았다.

 

■『흔들리는 언어들』 임형택·한기형·류준필·이혜령 엮음│성균관대학교 대동문화연구원│666쪽
이 책은 ‘대동문화연구총서 27’이 말해주듯, 성균관대 대동문화연구원의 기획물의 하나다. 부제는 ‘언어의 근대와 국민국가’. 사실은 이 부제가 책의 실질적인 제목임을 알 수 있다. 2006년과 2007년 개최한 두 번의 학술회의 ‘동아시아 근대 어문질서의 형성과 재편’, ‘근대어의 형성과 한구문학의 언어적 정체성’을 기초해 엮어졌다. 국민국가와 문학이라는 기존의 관계망을 국민국가와 언어라는 새로운 관계로 비트는 것이 이 책의 요체다. 특히, 해방후 문인들의 언어의식 변화, 제1공화국의 언어정책, 당대 일급 문인들이 보여준 언어적 정체성을 다룬 제4부 탈식민의 ‘국민어’는 현재형으로 읽히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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