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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이사]여교수 채용 목표제
[학이사]여교수 채용 목표제
  • 교수
  • 승인 2001.12.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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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2-24 16:59:44
시대가 많이 변했다고 한다. 우리 사회도 이제는 남성중심시대에서 여성우월주의 시대로 바뀌었다 한다. 그 결과로 간 큰 남자시리즈가 계속 나오고 있다. 오부자, 삼부자집을 부러워하던 시절은 옛날 이야기가 되어버렸고 아들만 있는 집에서 딸이 없다고 안타까와하는 것을 자주 접할 때에 이 사실을 더욱 실감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시대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제도, 의식, 언어등 여러 면에서 남녀 차별이 여전히 존재하고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미미한 상황이다. 대학 사회에서도 이 보수적인 경향은 쉽사리 바뀌어지지 않는 실정이며 무엇보다도 교수 채용에서 남녀 불균형이 심각하다. 2001년도 대학내 여교수 비율은 국공립대가 8.8%, 사립대의 경우 16%에 불과하며 이 비율들은 그나마 지난 10년간 조금씩 계속 증가한 결과이다. 서울대 여교수의 수는 2001년 현재 대략 1백여 명으로 전체 교수에 7%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이 비율은 지난 10년동안 지속적으로 7% 미만에 머무르고 있다.

여교수 비율에 반해 대학에서의 여학생 비율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 여성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2001년 4년제 일반대학의 여학생 비율은 36%에 달하며 서울대 여학생 수도 80년도 이래로 계속 증가하여 2000년도에는 30%에 도달하였다. 또한 국내, 국외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은 고학력 여성의 비율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교수채용에 있어서 제도적으로 볼 때 여성이 차별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물론 공식적으로 차별이 명시화돼 있지 않지만 사회의 의식과 관행에 의해 행해지는 여성에 대한 압력과 편견은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 실지로 남성위주 사회에서 직장 여성들은 직접 간접적으로 불편과 애환과 외로움을 안고 살아야 한다. 여러 직종에서 남성보다 여성의 승진이 늦고 제한되어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어느 직장여성이든지 남성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같은 직위의 동료보다 더 우수하고 활동적이며 더 많은 업적을 내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산다. 또 일과후에 회식이 잦은 음주문화에서 여성이 이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이시대는 엄격한 남녀구분과 남성적인 힘보다는 서로의 권익에 대한 존중, 배려와 조화로운 역할 분담을 요구한다. 남아 선호 사상이 사라지고, 젊은 남성들이 일하는 여성을 배우자로 찾게 되는 현실도 바로 이러한 시대의 요청에서 나온 것이다. 무엇보다도 젊은 이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대학에서 어느 다른 분야 보다도 먼저 시급히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정책을 펴서 학문 전달과 연구 그리고 학생 지도에 임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 시대는 국제적으로 남녀의 구별없이 우수한 전문 인력을 필요로 한다. 무엇보다도 각 분야의 유능한 여성 전문 인력이 사회에서 활동을 못하게 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인적 자원의 커다란 낭비이다. 미국같은 선진국에서도 여러 분야에서 여성 할당제도가 도입되어 일정 기간 동안 시행된 결과로 능력 있는 여성이 중요 직책을 담당할 수 있게 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여성할당제도가 강제적이며 역차별을 초래한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지만 이제까지 자행돼온 엄청난 여성 차별에 대한 보상이라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의 의식이 남녀불평등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면 오랜 세월이 걸릴 것 같다. 당분간 강제적인 조치가 행해지지 않고서는 남녀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건전한 직장 문화가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대학에서부터 여성할당제를 도입하여 남녀평등의 원칙을 실현하고 여성 고급인력을 활용하여 국가의 원동력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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