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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협약서’ 없어서 연구성과 날려버리다니
‘표준협약서’ 없어서 연구성과 날려버리다니
  • 박상주 기자
  • 승인 2008.05.19 1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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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STEP보고서, 국제공동연구 한국 매뉴얼 절실

국제 공동연구가 날로 늘어나고 있지만, 외국연구기관의 특허 등 지적재산권 규정에 맞출 수 있는 한국 매뉴얼이 없어 이를 만들어야 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최치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개발실장(법학)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최근 보고서 ‘국제공동연구 성과의 귀속과 활용에 관한 주요 이슈와 대응방안’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현행 규정, 어떤 문제있나=최 실장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2007년 국가연구개발사업 조사·분석 보고서를 빌어, “한국의 국제공동연구는 2006년에 매우 큰 폭으로 증가, 총 연구비 5천871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는 전체 국가연구비의 6.7%, 과제수로는 2.7%를 차지하고 있다. 한 해에만 67개국 1천16개 기관과 1천888건의 국제공동연구가 수행됐다”고 밝혔다. 또 “최근 들어 C&D(Connect & Development) 또는 A&D(Aquisition & Development) 등 국경없는 개방형 연구개발이 시대적 흐름이어서 국제 공동연구는 더 많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 실장은 “대부분 한국의 국가연구개발사업규정은 외국기관이 연구성과를 가질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외국연구기관이 한국과의 국제 공동연구 사업에 참여하는 걸 꺼리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일본, EU 등에서는 국가연구개발사업 중 국제 공동연구는 자국 내에서 연구개발을 하도록 하고 있다. 역외기업에 대해서는 특허 등의 실시·양도제한 등의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최 실장은 “우리도 연구 성과가 최소한 국익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동연구 규정, 왜 문제인가=국제공동연구는 국제계약인 동시에 연구계약이기 때문에 법률관계가 복잡하고 불명확한 부분이 많다. 국제공동연구 관련법에는 지적재산권법, 기술이전규제법, 독점금지법, 계약법, 섭외사법 등이 얽혀져 있다. 이 때문에 해당 분야 전문가들 간 논의를 통해 뚜렷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 실장은 “공동연구와 관련해 체계적인 연구가 거의 없다”면서 “현장 실무자들은 전문지식과 역량이 부족해 거의 전적으로 해외기관의 표준계약서를 수용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산업기술재단이 2006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국제 공동연구나 기술협력과 관련한 연구자들의 에로사항은 △분쟁발생시 대처방안(전체 응답자의 41.3%) △대상국가의 법률·행정적 문제(36.4%) △대상기관의 접촉·경로확보(35.3%) 등 주로 법률적인 문제들이었다. 연구를 수행한 뒤 연구개발 성과를 나눌 때 주로 발생하는 분쟁 대부분은 법률·제도, 문화, 관습 등의 차이에서 일어난다.


□외국에서는 공동연구 규정, 어떻게 하나=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발명자의 오류가 발견되면 특허가 무효화 될 수 있다. 또 특허권자는 타 공유자의 동의 없이 지분을 제3자에게 처분하거나 실시권을 허락할 수 있다. 또 미국 수출관리규칙(EAR: 15CFR 730~774)에 의한 관리대상 기술에 해당하면 공동연구를 끝내고도 연구 성과를 이전받을 수 없다. 미국에서 발생한 발명은 미국에 우선 출원해야 하고, 미국 출원일로부터 6개월 이내 해외출원시에는 미국 특허상표청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아 공동연구를 담당했던 연구자들이 지적재산권 분쟁에 휘말리기도 한다.
최 실장은 “공동연구는 특히 인재의 이동빈도가 높아 특허권 소유관계나 영업비밀 유출과 관련한 분쟁이 일어날 수 있어 면밀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영국, 프랑스, 룩셈부르크의 경우 직무발명을 통한 특허 등의 지적재산권은 연구기관에 귀속되지만, 그 외 나라의 경우에는 발명자인 연구자에게 돌아간다. 캐나다의 경우, 대학이 교수의 연구계약에 일절 관여하지 않아 교수가 발명에 대한 모든 권리를 소유한다.
최 실장은 “국제공동연구는 그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통일된 법이 없어서 공동연구협약서가 권리관계를 결정하는 유일한 법적 문서”라면서 “특히 연구성과를 귀속하거나 활용할 때 연구자들이 이에 대처할 수 있도록 국가간 공동연구 가이드라인을 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실장은 “특히 해외 연구기관과 협상할 때는 한국 쪽이 협상력과 기술력에서 뒤져 연구 성과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한국정부가 일정한 유형별 협약서 안을 만들어 주는 것이 각 연구자들의 협상에 유리하다”고 제안했다.
영국은 자국 재무성 홈페이지를 통해 국제 공동연구를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지적재산권 관리전략을 5개 유형 표준계약서로 제시하고 있다.

박상주 기자 sjpark@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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