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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현장] 입시철 불꽃튀는 대학홍보전
[대학현장] 입시철 불꽃튀는 대학홍보전
  • 교수신문
  • 승인 2001.12.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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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2-13 13:13:32
 ◇ 지난달 23일에서 26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02 대학입학정보박람회' 현장.
2002년도 대학 정시모집을 앞두고 전국의 각 대학들이 신입생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고교 졸업생수가 대입정원을 밑도는 2003년부터는 신입생 확보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어서 올해 수도권지역의 대학과 지방대들 간의 홍보가 예년보다 과열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홍보의 전략도 가지가지다. 기존에 주류를 이루었던 신문 광고, 지하철 광고, 라디오 광고에 TV광고, 인터넷 배너 광고를 더했다. 총장과 교수가 발벗고 나서 일선 고교를 방문하거나 직접 입시설명회 및 대학박람회에 참석해 대학 홍보를 하는 것은 예사이고, 재학생들로 구성된 모교방문단을 전국 각지로 보내는가 하면, 각 대학의 홍보 도우미를 활용하여 인터넷 1 대 1 상담을 하는 등 다양하게 전개되는 중이다.

총장, 교수 발벗고 나서

강만길 상지대 총장은 지난 10월 중순부터 한 달 내내 전국 670여개 고교를 방문 각 고교 교장, 진학지도 교사들을 1대 1로 만나 대학을 알렸다. 염홍철 한밭대 총장은 입시특강을 위해 대전 충남지역 18개 고교를 방문하느라 지난 달부터 지난 7일까지 내내 바빴다. 심윤종 성균관대 총장도 각 지역 유명 고교를 순회했으며, 박강수 배제대 총장과 성기태 충주대 총장 등은 직접 방송 광고에 출연하기도 했다.

각 대학에서 선발한 홍보도우미들도 올해 입시 홍보에 적극 투입됐다. 가톨릭대 홍보도우미 ‘가홍이’, 성균관대 홍보도우미 ‘알림이’, 덕성여대 홍보도우미 ‘빛내미’ 등은 모교방문, 대학박람회 행사 안내, 홍보 e-mail 발송, 입시생과의 인터넷 상담, 광고모델 등 여러 가지 일을 도맡았다. 가령 가톨릭대 홍보도우미들은 5∼8천 여통의 엽서에 일일이 답장했으며, 목원대 홍보도우미들은 1천여 개가 넘는 고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그밖에도 많다. 대구가톨릭대는 초·중등학교 교직원 초청 테니스 대회, 고교생 문화제를 개최했으며, 대구대는 지난 달 13일부터 14일까지 대구 경북 및 경남지역 72개교 2만 7천여 명의 고3 수험생을 초청하여 ‘1일 개방대학’을 개최, 입시정보를 제공하고 각종 문화 공연을 펼쳤다. 대전대에서는 수능을 마친 고교 3학년 학생들을 위해 무료로 ‘예비대학생 디지털 3품 캠프’를 열어 강의를 실시한 후, 입상자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경시대회를 개최했다. 단국대는 지난 23일부터 26일 개최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주관의 ‘2002 대학입시박람회’에서 탤런트 김현주, 신은경, SES 리더 바다 등 단국대 출신 연애인들을 홍보도우미로 적극 활용, 팬 사인회를 열기도 했다. 또한 제주대는 지난해 지원자들의 출신학교 617곳에 15kg들이 감귤 세 상자씩을 보내, 제주 특산물을 이용한 이색 홍보전을 펼쳤다.

그러나 홍보 방식의 다양화는 각 대학이 주력하고 있는 홍보 전략에 있어서 보면 지엽적인 부분에 속한다. 각 대학들은 정보화·국제화된 시대를 맞이하여 자신의 대학이 얼마만큼 경쟁력이 있는지는 보여주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부분의 대학들이 해외연수를 다녀올 수 있는 각종 혜택과 전공과 상관없이 IT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교육 과정 등을 마련, 입시생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2002학년도를 대비해 외국대학과 복수학위제를 추진한 대학이 올해 들어 갑자기 늘어난 것도 대학의 생존 전략과 무관치 않다. 내년부터 시행할 수 있도록 우석대는 지난 달 13일 중국 산둥사범대과 ‘2+2’ 복수학위제 협정을 체결했으며, 대구대는 중국 길림대 및 필리핀 국립대학과 ‘2+2’ 복수학위제 협정을 체결했다.

파격적인 장학금 혜택을 내거는 학교도 부지기수다. 전남대 기계시스템공학부의 경우 신입생 전원이 장학금 혜택을 받는다. 수능성적 1·2등급 학생에게는 등록금 전액과 100∼200만원의 생활보조비가 지급되며, 학부 입학생 50%이내 성적 우수자에게는 등록금 전액이, 나머지 학생들에게는 등록금의 절반이 장학금으로 지급된다. 전주대 문화관광학부에 입학한 신입생 중 전체 수능성적이 2등급이면서 언어·수리·외국어에서 1등급인 학생은 4년간 등록금이 전액 면제되며, 매월 도서비 30만원이 지급되고, 기숙사는 무료로 입주할 수 있다. 내년 개교하는 정보통신대는 신입생 전원에 대해 입학금을 제외한 수업료·기성회비 전액을 면제한다고 밝혔다.

"대학이 좌판을 벌였다"

이러한 사활을 건 대학들의 홍보와 취업 및 실용학문만을 고려하는 대학 사회의 추세에 대해 비판의 말들이 많은 것은 당연. 일각에서는 껍데기만 화려하게 포장한 일회성 홍보 전략, 교육과 연구에 열중해야 할 교수들의 동원, 단기적인 각종 특혜로 학생을 유치하려는 홍보 전략 등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ㄷ대학의 홍보 관계자는 “대학 홍보도 좋지만 대학들간의 경쟁으로 굉장한 낭비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대학입시와 관련한 홍보과열현상을 우려했다. 대학입시박람회에 참석한 한 지방대 교수도 “대학이 좌판을 벌였다”라면서 “교수들이 대학홍보에 무분별하게 동원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보다는 교육과 연구에 치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허영수 기자 ysheo@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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