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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행정 전공’ 등 전문성 강화 … “행정시스템도 같이 바뀌어야”
‘대학행정 전공’ 등 전문성 강화 … “행정시스템도 같이 바뀌어야”
  • 김유정 기자
  • 승인 2008.03.03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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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교직원 재교육, 어떤 프로그램 있나

서울에 소재한 ㅅ대 행정직원은 요즘 경영전문대학원을 다니고 있다. 중국어, 영어가 능통해 국제교류부서에서 일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퇴근시간이 지나면 그때서야 수업시간에 제출할 리포트를 쓰기 시작한다. 그는 “부서를 옮겨 다니기 때문에 대학 운영, 나아가 경영 전반을 공부하지 않으면 일 잘 한다는 소리를 듣기 힘들 것 같아 대학원행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대학 교직원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대학 운영은 물론 교육·연구 발전이 대학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면서 학교 살림 전반을 책임지는 행정직원의 위상이 높아졌다. 동시에 행정업무에서 전문성을 요구하는 분야가 늘었다. 교육철학과 학생 서비스 정신을 바탕으로 교직원이 행정 전문가로 거듭나기 위해 학교 지원은 물론 교직원 스스로 업무 전문성을 키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안팎의 목소리다. 최근 다양한 교직원 재교육 프로그램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대학마다 자체적으로 교직원 연수를 시행해 왔지만 외부 기관에서 교직원 연수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거나 대학원 석·박사 학위과정에 대학행정 전공을 개설해 나가는 추세다.

실무교육에서 대학원 전공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는 지난 1995년부터 교직원 교육과정을 운영했다. 매년 3천여명이 참여하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 실무·실습을 중심으로 대학 행정직원의 직무능력을 실질적으로 향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교육과정은 크게 △직계별 프로그램 △직무별 프로그램 △실무능력 프로그램으로 나눴다. 직무별 프로그램은 경영관리, 교육연구 분야로 세분화해 소속 부서별 교육과정을 마련했다. 직계별 프로그램은 대학 환경변화, 구조개혁과 특성화 전략 등 ‘변화하는 대학’에 초점을 맞춰 교육내용을 구성했고 직무별 프로그램은 경영관리 지원분야, 교육연구 지원분야 등 부서별 워크숍을 개최한다. 대교협은 “다원화하고 복합적인 기능으로 변하고 있는 대학의 현실은 경영층과 교수진, 교육과 연구를 지원하는 행정관리층의 전문적인 직무역량과 리더십 개발 없이는 지속적인 발전을 기약하기 어렵다”고 연수회 개최 취지를 밝혔다.


서울대 행정연수원은 지난해 교내 교직원을 대상으로 ‘대학행정 핵심리더 과정’을 개설했다. 수강생 전원이 서울대 교직원이었지만 2기부터 외부 대학에서 5명을 선발하는 등 외부인원을 늘려 서울대 교직원 간 교류를 활성화한다는 생각이다.
서울대 행정연수원의 교육 과정 가운데 ‘경영 리더십’ 강좌가 따로 개설된 점이 눈길을 끈다. △리더십 진단 △고객지향성 중심 리더십 △효과적인 대인 관계 기법 △대학혁신을 위한 리더의 확신 등 교직원의 달라진 위상을 반영했다. 행정연수원 관계자는 “교직원이 대학행정 변화방향을 인식하고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견리더로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에 관련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고려대, 아주대, 홍익대는 교육대학원에 대학행정 전공을 개설했다. 고려대의 경우, 교육행정 및 고등교육 전공은 석사학위 과정으로 야간제는 5학기, 계절제는 6학기로 운용하고 있다. 아주대 교육행정 전공은 1999년 개설해 5학기로 구성돼 있다. 현재 10명의 학생이 재학 중인데 80%가 교직원이다. 홍익대 대학행정·경영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은 특성화사업으로 3년 전부터 교육인적자원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 석·박사 양성을 비롯해 보직교수, 행정직원 재교육 과정, 교재개발·연구를 통해 대학 행정전문가를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행정서비스 좀 더 친절했으면…”
역량 강화를 위해 대학원 과정을 밟는 교직원을 보는 는 학내 시선은 다소 엇갈린다. 평소 교직원과 마주치는 일이 많은 교수가 이들을 ‘학생’으로 대할 때 남다른 기분이 들기 마련이다. 한 교수는 “여간 신경쓰이지 않는다. 학교일로 수업을 빠지거나 해도 뾰족한 수가 없다. 다른 대학에서 교육받는 게 좋겠다”고 토로한다. 그러나 “교수와 직원 사이에 교감을 가질 수 있다”면서 적극적으로 이해하는 교수들도 있다.


이장익 아주대 교수(교육행정·경영학)는 “아주대 교직원이 수업에 참석한 적이 있지만, 교직원이라고 해서 점수를 잘 주거나 더 엄격하게 대하는 일은 없다”고 말하면서 신경 쓸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문제는 오히려 다른 데 있다. 이 교수는 “교직원 역량 강화를 위해 교육을 받거나 대학원에 진학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행정시스템이 함께 변해야 한다”며 “대학원에서 대학 자산 운용에 관련한 논문을 쓴 직원이 엉뚱한 부서에서 근무하는 것을 봤다. 교직원 재교육과 경영 시스템 개선이라는 두 과제를 같이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생들이 보는 교직원은 어떨까. 학생입장에서 생각하는 행정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툭하면 자리를 비우거나 ‘바쁜데 왜 찾아왔느냐’는 듯이 쳐다볼 때는 죄를 지은 기분이 든다”, “학생도 대학의 엄연한 고객인데 아랫사람 대하듯이 행동할 때는 기분이 나쁘다”는 말은 눈여겨 봐야 한다. 교직원들의 대학원 진학을 비롯한 재교육 프로그램의 촛점이 어디에 놓여 있어야 할지를 시사하는 부분이다.             

김유정 기자 je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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