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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화캠퍼스’ 겨냥 … “구성원 의견 들어야” 주장도
‘국제화캠퍼스’ 겨냥 … “구성원 의견 들어야” 주장도
  • 김유정 기자
  • 승인 2008.02.25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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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지형도가 바뀐다_ 제2·3캠퍼스 확장하는 대학들

송도국제도시, 파주시 반환 미군기지, 행정중심복합도시…. 캠퍼스 확충에 나선 대학이 새 캠퍼스 특성화전략 짜기에 고심하고 있다. 몇몇 대학은 이미 부지를 확정해 캠퍼스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기존 캠퍼스와 어떻게 차별화를 꾀하느냐가 새 캠퍼스 운영의 관건이다. 반면 일부 대학은 부지선정이 계속 늦어져 속을 태우는 상황이다. 캠퍼스 확충 붐이 ‘대학 세 불리기’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 등 캠퍼스 확충 움직임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는 입주가 확정된 연세대, 인천대를 비롯해 가천의대, 서강대, 인하대, 한국외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파주시는 지난해 국민대, 서강대, 이화여대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특별시)에는 고려대가 2014년 개교할 계획이다. 한남대, KAIST 등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협의 중이다.   

이들 대학은 새 캠퍼스를 ‘국제화 기지’로 만들겠다는 게 목표다. 연세대는 송도캠퍼스에 레지덴셜 컬리지, 아시아학 비교연구센터를 건립해 글로벌 캠퍼스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한국외대는 통번역센터, 국제 비즈니스 센터 등을 건립하겠다고 전했다.
국제화캠퍼스는 파주에 들어서는 대학 사이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이화여대는 ‘글로벌 이화 2010 프로젝트’ 일환으로 파주캠퍼스에 외국인 교수, 유학생을 위한 기숙사를 마련하고 재학생에게 외국어 집중교육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국민대 역시 글로벌캠퍼스를, 서강대는 국제화교육에 필요한 강의·연구시설을 마련할 계획이다.

고려대는 서창캠퍼스를 국제화캠퍼스로 바꾸겠다는 마스터플랜을 제시했다. 이름도 ‘세종캠퍼스’로 바꿀 예정이다. 지방캠퍼스이자 제2캠퍼스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겠다는 생각에서다. 새 캠퍼스는 영어공용캠퍼스로 운영된다. 이광현 고려대 서창캠퍼스 부총장(경영학부)은 “교직원, 교수, 학생 절반을 외국인으로 뽑아 학교생활 자체가 영어로 이뤄지도록 해 유학을 가지 않아도 4년 동안 공부하면 영어를 능통하게 구사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 캠퍼스로 누가 이동하나

김한중 연세대 신임 총장은 지난해 말 취임 뒤 학교 발전전략을 발표하면서 “송도로 가는 기관과 교직원에 대한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해 단위기관의 자발적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캠퍼스 확충안이 마련되면 기존 캠퍼스에서 새 부지로 자리를 옮기는 대학 기관, 인력이 어느 정도 될 것인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당장 강의를 위해 교수, 학생이 서울에서 새 캠퍼스로 이동해야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대학 측은 “시설, 인력 이전문제는 캠퍼스 건립 완공 시점에서나 논의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도 양 캠퍼스 간 접근성을 최대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김한중 연세대 신임 총장은 지난해 말 취임 뒤 학교 발전전략을 발표하면서 “송도로 가는 기관과 교직원에 대한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해 단위기관의 자발적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캠퍼스 확충안이 마련되면 기존 캠퍼스에서 새 부지로 자리를 옮기는 대학 기관, 인력이 어느 정도 될 것인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당장 강의를 위해 교수, 학생이 서울에서 새 캠퍼스로 이동해야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대학 측은 “시설, 인력 이전문제는 캠퍼스 건립 완공 시점에서나 논의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도 양 캠퍼스 간 접근성을 최대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송도국제도시에 지식기업형캠퍼스 설립을 추진하는 인하대는 새 캠퍼스를 마련하면 이공계 교수 전원이 송도로 가게 된다. 배해영 인하대 송도지식산업복합단지 건설추진단장(대학원장)은 “양 캠퍼스를 오가는데 10~15분 정도 소요된다”며 “이를 위해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외국인을 위한 게스트하우스, 기숙사를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강대는 송도와 파주 두 곳에 캠퍼스를 확충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박상목 발전전략팀 팀장은 “파주캠퍼스는 신촌캠퍼스와 가까운 거리이고 기숙사 형태로 운영할 것이다. 또한 송도캠퍼스는 대학원 중심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에 접근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세종캠퍼스 안에 치과대학을 신설할 경우 관련 분야 교수들이 이동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광현 부총장은 “현재 교육인적자원부와 치과대학, 치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을 논의 중인데 확정되면 서울캠퍼스에 있는 치과 전공 교수들이 새 캠퍼스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고 전했다.

“가긴 가야하는데…” 대학들 진퇴양난
현재 송도, 파주, 행정중심복합도시 등에 캠퍼스를 마련하겠다고 밝힌 대학은 10여 곳이다. 반면 부지가 확정돼 공사에 착수한 대학은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해당 관청과 논의가 중단되거나 다른 데서 부지를 선점해 계획수정이 불가피해져 속을 태우고 있다. 

송도국제도시는 일년이 넘도록 대학부지 선정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 하고 있다. 올해 초 일부 언론에서 6개 대학 입주가 확정됐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연세대, 인천대를 제외하고 입주 대학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계속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후발주자로 나선 한국외대는 답답하다는 반응이다. 발전전략팀 관계자는 “사업진행 속도가 다른 대학에 비해 늦었을 뿐이지, 지난해부터 송도캠퍼스 설립을 추진해 왔다”며 “부지문제를 해결해야 세부계획을 짤 수 있다. 다른 대학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지난해 11월 “고려대와 대학설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며 한남대, KAIST와도 조속히 협상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남대의 한 관계자는 “고려대 새 캠퍼스를 40만평 부지에 세우면 10만평밖에 남지 않는다. 이 마저도 건설청에서 KAIST와 협의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사업을 철회하지 않고 일단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데, 새 대통령 취임 이후에야 윤곽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캠퍼스 확충 문제는 부지 문제 뿐만 아니라 구성원 갈등이라는 문턱도 넘어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화여대 졸업생 1백35명으로 구성된 ‘파주 미군기지 투자를 우려하는 이화 동문모임’은 지난해 7월 성명을 내고 “캠퍼스 설립 예정지인 캠프 에드워드의 토양과 지하수가 오염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화여대 파주캠퍼스 설립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강대 교수협의회는 파주캠퍼스 진행상황을 보고하고 구성원 의견을 모으는 자리를 마련하라고 학교 측에 촉구하고 있다. 정요일 교수협의회 회장(국어국문학과)은 “캠퍼스 땅값문제, 국방부 협의절차 등 파주캠퍼스 설립 사업을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지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또 “새 캠퍼스에 기숙사를 마련한다면 학교에서 기숙사 비용을 제공하는지, 학비로 충당할 것인지 등 대책을 함께 마련해야 학생에게 혼란을 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유정 기자 je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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