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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중요 역할은 ‘국정 연속성’가지는 것”
“인수위 중요 역할은 ‘국정 연속성’가지는 것”
  • 박상주 기자
  • 승인 2007.12.31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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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가 마련한 대통령직 인수 심포지엄

역대 대통령직 인수위원들의 경험을 통해보면, 지난 정부 정책의 계승·발전과 선거조직원을 배제한 비서진·내각 구성이 현 인수위원회에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희망제작소(이사장 김창국)는 구랍 27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좋은 준비, 좋은 정부’라는 주제로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심포지엄을 열었다.

심포지엄은 5년간의 신임 대통령 국정 방향이 인수위원회에서 설계됨에도 역대 인수위의 준비가 부실하고 경험이 부족해왔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김광웅 서울대 명예교수는 기조연설을 통해, 최근 발표된 이명박 당선자의 인수위원회 구성에 대해 “모든 방법과 구성이 옛날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점으로 볼 때 (현 정권과 마찬가지로) 희망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인수위원장에 숙명여대 총장을 내세운 것은 구색 맞추기”라면서 “정권 설계에 창조적인 사고전환이 없으면 5년 뒤 정권의 결과도 지금과 같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정부를 기업논리로 운영해서는 안 된다. 정권은 정부를 아름답게 디자인할 생각으로 ‘관계’를 중요시 하라”고 제언했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인수위와 내각구성에 대해 “선거 시기에 보여준 능력과 거버링(통치)은 다른데 인수위와 내각구성을 논공행상식으로 배분해 왔다”고 평했다. 또 “인수위원이 내각에 참여해야 책임감 있게 국정을 설계할 수 있다”면서 “지금은 인수위의 활동 기간이 인사청문회와 겹쳐 인수위원의 내각참여가 어렵겠다”고 내다봤다. 윤 전장관은 “선거 전부터 인수위를 공개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2달간의 짧은 기간 안에 인수위가 내부갈등없이 팀웍을 맞춰 일할 수 있다”면서 “현 인수위는 마음을 모으는 데만 한 달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 정권과 차별화하려는 욕심을 버리라”면서 “인수위의 중요한 역할은 놀랄만한 업적을 계획하는 것이 아니라 국정의 연속성을 가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최근 인수위 핵심의 J의원에 전화를 하니 비서가 말하길, 대기 중인 전화만 3백통이 밀려있다더라”면서 차기 정권 줄서기가 심각하다고 평했다. 박 이사는 “오늘(27일)처럼 인수위가 시작할 때는 자신을 지지해준 뉴라이트 송년회에 참석할 것이 아니라 인수위을 어떻게 잘 운영할지 국민들의 의견을 겸허히 듣는 게 더 낫지 않겠나”고 꼬집었다. 박 이사는 현 인수위의 역할에 대해 “사회를 위한 좋은 의제를 살피고 잘 수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포지엄 토론자로 나온 김민전 경희대 교수(교양학부)는 “인수위는 집행·결정하는 기구가 아니다. 100일간 운영되는 인수위가 뭐든지 할 수 있을 거라는 ‘신화’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지금 사회가 인수위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기 때문에 권력을 남용토록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인수위의 역할은 다음 정부의 인물을 찾는 일이라는 점을 공식화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대근 경향신문 부국장은 “인수위 기간 동안 선거 때 부족했던 정책 검증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지난 정권의 좋은 정책을 계승하고 문제가 있는 선거공약의 폐기를 검토하라”고 조언했다.
심포지엄은 △인수위 구성과 운영의 법칙 △거버넌스의 조건 △고위직 인사방법 △국정운영의 조건과 과제 △언론과의 관계 등을 다뤘다.
   

박상주 기자 sjpark@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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