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어마한 말과 말
흉허물 무성턴 밤을 사루고
이글이글 아침 해가 떠오른다.
산은 산빛을 닦고
물은 물빛을 씻느니
어디선가 불어오는
청아한 솔바람 소리.
이 고장 착한 주민들
고프고, 목마르지 말라고.
시대를 견뎌 온 얼굴들
웃음 다시 찾으라고,
세상 한 번 만나지 못한 사람들
한 세상 만나라고
우엉우엉 솔바람 분다.
부리에 가득 불씨를 물고
설원을 나는 새여 보고 싶구나
보고 싶구나 머리띠 다 풀고
완장도 다 벗어던진
새 날의 아침 해를
김제현 / 詩人·경기대 명예교수
시인은 1939년 장흥에서 출생, 1960년 <조선일보>를 통해 시단에 등단했다. 이후 <현대문학>에 추천 완료돼 본격적으로 시와 시조 창작활동에 나섰다. 한국시조학회(1985), 한국시조시인협회(1997)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1997년 월하시조문학상(학술), 조연현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서에는 『시조문학론』, 『현대시조작법』 등이 있으며, 창작집으로는 『凍土』, 『山番地』, 『무상의 별빛』 등 다수가 있다.
저작권자 © 교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