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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시]바위산 기슭에서 아침해를 맞다
[신년시]바위산 기슭에서 아침해를 맞다
  • 김제현 / 詩人·경기대 명예교수
  • 승인 2007.12.31 2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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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마어마한 말과 말

흉허물 무성턴 밤을 사루고

이글이글 아침 해가 떠오른다.

산은 산빛을 닦고

물은 물빛을 씻느니

어디선가 불어오는

청아한 솔바람 소리.

이 고장 착한 주민들

고프고, 목마르지 말라고.

시대를 견뎌 온 얼굴들

웃음 다시 찾으라고,

세상 한 번 만나지 못한 사람들

한 세상 만나라고

우엉우엉 솔바람 분다.

부리에 가득 불씨를 물고

설원을 나는 새여 보고 싶구나

보고 싶구나 머리띠 다 풀고

완장도 다 벗어던진

새 날의 아침 해를

 

김제현 / 詩人·경기대 명예교수

시인은 1939년 장흥에서 출생, 1960년 <조선일보>를 통해 시단에 등단했다. 이후 <현대문학>에 추천 완료돼 본격적으로 시와 시조 창작활동에 나섰다. 한국시조학회(1985), 한국시조시인협회(1997)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1997년 월하시조문학상(학술), 조연현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서에는 『시조문학론』, 『현대시조작법』 등이 있으며, 창작집으로는 『凍土』, 『山番地』, 『무상의 별빛』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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