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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봉의 인물사진 이야기]가수에서 연출가로 변신한 ‘아침이슬’김민기
[이오봉의 인물사진 이야기]가수에서 연출가로 변신한 ‘아침이슬’김민기
  • 교수신문
  • 승인 2007.12.03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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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면서 울고, 울면서 웃고

이 한 장의 인물사진보다는 ‘아침이슬’, 틴구, 작은 연못 등으로  지난날의 아픔을 불러일으키는 가수 김민기(金敏基, 56). 프랑스 문학기호학자 롤랑 바르트(1915~1980)가 사진을 이해하는 두 요소/개념으로 제시한 스투디움(Studium)과 푼크툼(Punctum)으로 그의 인물사진을 바라보면 정보, 재현, 놀라움, 부러움의 느낌을 불러일으키기보다는 정신적으로 가슴 깊이 응어리진 지울 수 없는 아픔이 다시 살아난다.
사진 찍기를 싫어하는 그를 대학 동문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있는 파랑새극장 근처 카페에서 장시간 만날 수 있었다. 현재 하고 있는 일-90년부터 ‘극단 학전’을 이끌며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장기 공연하면서 겪어온 어려움과 최근 상으로 받은 ‘2007년 독일 괴테 메달’ 이야기 등을 서로 마음 놓고 이야기 하는 자리였다.
서울대 미대 회화과를 다닐 때 ‘도깨비 둘(도비두)’이라는 듀엣을 결성해 작곡과 노래를 하던 그가 서강대생이던 가수 양희은을 만나 ‘아침이슬’을 발표, 더욱 주목을 받는 작사, 작곡을 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됐다.
70년대 암울했던 시대상을 노래 부르는 청년문화를 이끌어 왔다. 당시 그가 작곡한 노래들은 모두 금지곡으로 발이 묶이고 옥살이도 했던 김민기. 그는 93년 그 동안 작사, 작곡하고 부른 ‘타는 목마름으로’ 등을 수록한 4장의 앨범을 낸 다음 연출가로 변신을 해 뮤지컬 ‘지하철 1호선’과 동요극 ‘개똥이’를 무대에
올렸다. 최근 또 하나의 뮤지컬 ‘모스키토’도 연출을 했다.
그는 내가 눈을 떼지 않고 들여다보고 있는 카메라 파인더 속에서 내내 웃으면서 울고, 울면서 웃고 있었다. 담배 한 모금, 생맥주 한 모금을 번갈아 마시면서. 

/아주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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