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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건축·의학 분야도 도입 … “특수성 고민해야”
경영·건축·의학 분야도 도입 … “특수성 고민해야”
  • 박수선 기자
  • 승인 2007.11.19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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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 분야별 ‘국제인증’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대학간 생존경쟁이 치열해지고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교육’이 강조되면서 대학들의 고민은 국제 인증 모색으로 이어지고 있다. 공학분야에서 워싱턴어코드 가입을 통해 국제인증이 가시화되면서 다른 분야에서도 뒤따르는 추세다. 공학에 이어 경영학·건축학·의학·간호학 등에서 민간 인증기구가 설립돼 있다. 

교육 품질 관리 위해 인증기구 설립
공학의 경우 1999년 한국공학교육인증원을 설립,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25개 대학 180개 프로그램이 한국공학교육인증원으로부터 인증을 받았다. 한국공학교육인증원의 인증을 받은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한 경우 해외에서도 학위가 인정되고 취업 시 유리하다는 점 때문에 공학 인증을 신청하는 학이 늘고 있다.
2005년 설립된 한국경영교육인증원(이하 경인원)은 지난 8월 첫 인증 사업에 돌입했다. 경인원은 2004년 한국경영학회에서 경영학 교육의 문제점이 대두되면서 경영학 인증의 필요성과 함께 설립이 추진됐다.
경영학 분야에서는 일부 대학에서 독자적으로 국제인증을 추진했다. 고려대, 서울대, 카이스트, 세종대등 4개 대학이 미국경영대학협회 인증(AACSB)를 획득했고, 이 가운데 고려대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미국경영교육인증(AACSB)와 유럽교육인증(EQUIS)을 획득했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이하 의평원)은 올해 서울대, 고려대, 성균관대, 인하대, 울산대 등 5개 의과대학을 대상으로 2주기 의대인정평가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1주기 의대인정평가(2000~2004년)에서는 41개 대학이 평가를 받았다.
한국간호학평가원은 인정제도를 평가사업의 전 단계로 이용하고 있다. 인정기준을 충족한 기관에 대해서만 평가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2002년부터 지금까지 58개 대학을 대상으로 인정평가를 실시했다.

국제인증, 시장개방 대응카드로 활용
한국건축학교육인증원(이하 건인원)은 올해 처음으로 명지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홍익대의 교육 프로그램을 인증했고 현재 6개 대학을 대상으로 인증절차를 밟고 있다.
건축학 분야도 분주하다. 건인원과 미국, 중국, 호주, 멕시코, 캐나다, 영국 등 관련기관이 참가하고 있는 국제건축가연맹(UIA)은 내년 5월에 가입 국가간 상호 인증을 위한 협약체결을 계획하고 있다. 김진균 건인원 원장(서울대 건축학과 교수)은 “자격 인정이 안되면, 설계시장 개방시 외국건축가는 국내에서 활동할 수 있는 반면 우리 건축가는 외국에서 활동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설계시장이 잠식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건축가협회·건축협회 등이 모여 국제 인증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교육인적자원부와 대학교육협의회 등에 따르면 무역학과 행정학도 인증 사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제인증이 추세이긴 하지만 이를 모든 학문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의학분야도 WHO(세계보건기구)와 국제의학교육인증기관(WFME)이 함께 만든 의대 교육을 위한 국제적 가이드 라인이 설정돼 있지만 꼭 지켜야 되는 강제력은 없다. 나라마다 고유한 의학분야의 특수성이 존재해 획일적인 인증 기준을 마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무상 의평원장(연세대 의과대학 교수)는 “의학분야에서 국제인증을 허가한다는 의미는 외국의사 면허가 우리나라에서도 인정된다는 것인데 이는 많은 문제점을 낳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도 현실화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시장 개방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제 인증이 확산되는 시점에서 신중한 검토를 강조하는 이 지적은 국제 인증을 추진하는 대학·기관들이 경청할 만한 지적이다.
          박수선 기자 susu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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