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9:40 (금)
“‘교육부·학진’, 연구 자율성 위협한다”
“‘교육부·학진’, 연구 자율성 위협한다”
  • 김봉억 기자
  • 승인 2007.10.22 14: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7신임교수 의식조사] ②교육 ·연구· 학문

최근 기업과 사회의 요구를 반영해 실용적인 대학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대학안팎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신임교수들은 오히려 ‘실용교육’을 중시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신임교수들은 실용교육 강화 흐름에 대해 56.2%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17.1%였고, ‘보통’이라는 의견은 26.7%였다. 지난 2005년 신임교수 의식조사 결과와는 정반대다. 2005년 신임교수들은 실용교육 강화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이 58.0%,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은 21.5%였다. 

학문분야별로도 인식의 차이가 드러났다. 전체 의견은 실용교육 강화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우세했지만, 인문계열 신임교수들은 실용교육 강화가 ‘바람직하다’(35.0%)는 의견이 ‘바람직하지 않다’(30.0%) 의견보다 더 많았다. 사회 요구를 반영한 대중성 강화가 인문학 위기의 해소를 위해 필요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공학계열과 사회계열 교수들은 각각 64.7%와 61.7%가 실용교육 강화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급변하는 사회흐름속에서 최신 기술의 효용주기가 짧아져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지식만으로는 사회변화에 대응하기 힘들다는 인식이 늘어난 때문으로 보인다. ‘기초역량’을 강화해 폭넓은 응용력을 키우는 교육을 더 중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들 교수들은 55.5%가 교양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공교육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19.9%였다.

신임교수들은 1시간 강의를 위해 ‘2시간~4시간’ 준비한다는 응답이 54.8%로 가장 많았다. ‘4시간~6시간’을 준비한다는 교수도 19.9%를 차지했고, 10시간 이상 준비한다는 교수도 9.6%에 달했다. 특히 10시간 이상 준비한다고 대답한 교수는 인문·사회계열보다 이공계열 교수가 더 많았다.

신임교수로 임용되기 전까지 한국학술진흥재단의 각종 프로젝트가 얼마나 도움이 됐느냐는 질문에는 37.7%가 부정적 의견을 보였고, 긍정적인 반응은 12.3%에 그쳤다. ‘그저 그렇다’는 응답이 39.0%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학진의 학문정책 전반에 대한 평가에서는 37.7%가 ‘그저 그렇다’, 27.4%는 ‘잘 되고 있다’, 26.0%는 ‘개선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런 문제의식을 반영하듯 교육·연구자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가장 위협하는 요소는 ‘교육부 및 학진 등 행정당국’(32.2%)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대학당국 및 법인’이라는 응답이 17.1%로 뒤를 이었다. ‘정치권력’(5.5%)과 ‘기업 및 재벌’(2.1%)보다는 ‘언론’(8.2%)이 더 자율성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도 특징적이다. 이전 설문조사에서는 절반가량이 ‘정치권력과 자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신임교수로서 대학생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 무엇인지도 물었다. 『삼국지』와 『성경』, 『과학혁명의 구조』를 추천한 교수들이 많았다. 저자별로는 엘빈 토플러의 책을 많이 추천했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