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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점도 셋이서 … 고구마 캐는 기분이죠”
“학점도 셋이서 … 고구마 캐는 기분이죠”
  • 교수신문
  • 승인 2007.09.10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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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카이스트 교양 수업 공동 진행하는 교수들

□ 지난 7일 카이스트 융합과목 ‘근대 유럽의 문화’ 수업장면. 우정아 초빙교수가 미술작품을 통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노영해 교수, 김대륜 강사도 수업에 참석해 강의를 함께 듣다가 자신의 설명이 필요하면 강단 앞으로 나간다. (사진제공 : 카이스트)

카이스트 인문사회과학부 교양과목인 ‘근대 유럽의 문화’ 수업시간엔 교수·강사 3명이 들어온다. 팀티칭과는 방식이 조금 다르다. 한 명이 강의할 때 다른 교수도 강의를 듣는다. 자신의 전공 분야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면 곧바로 앞으로 나간다.
음악사를 전공한 노영해 교수(인문사회과학부), 정치경제사를 전공한 김대륜 강사, 미술사를 가르치는 우정아 초빙교수는 이번 수업을 위해 지난 4월 수업계획서를 일찌감치 만들었다.
여름방학 중에도 틈틈이 만나 강의에 어떤 내용을 담을지, 무엇에 초점을 맞출지, 어떤 읽을거리가 필요한지 논의했다. 영어강의라는 특성상 철저한 준비가 어느 때보다 필요했다고.
학생평가는 어떻게 이뤄지는지 궁금하다. 김대륜 강사는 “세 명이 각각 다른 평가방식을 진행 한다”며 “나는 에세이로 평가하고 노 교수는 팀 프로젝트로, 우 교수는 시험을 통해 학점을 매길 것”이라고 말했다. 
카이스트 인문사회과학부는 학생들에게 통섭적 사고를 길러주기 위해 이번 학기에 비슷한 강의들을 도입했다. 근대 유럽의 문화 외에도 ‘한국 근대인물 오디세이’ 등 2개의 교양과목을 같은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로선 교수 한명 당 세 시간의 수업시수를 전부 인정하지 않는다. 카이스트는 그러나 융합과목 개설 취지를 살리기 위해 수업시수를 인정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여러 명이 한 과목의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선 강의 손발이 맞아야 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김 강사는 “서로가 어느 정도의 내용을 주고받을 수 있는지, 대화가 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주제를 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영해 교수는 “강의를 하다보니 재미있는 사실들이 많이 나온다. 마치 고구마를 캐는 기분”이라며 웃었다. 노 교수에 따르면 근대 유럽사에 족적을 남긴 인물은 모두 르네상스적인, 다빈치적인 ‘통합적 인간’이다. 그는 “인문학과 과학의 연결고리를 통해 총체적인 시각에서 학문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학생들을 이끌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새로운 실험인 만큼 보완해야할 점도 많다. 김대륜 강사는 “이번 학기 강의는 일종의 파일럿 프로그램이라고 볼 수 있다”며 “향후 단계적으로 강의방법에 대한 개선방안을 찾아 나갈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김유정 기자 je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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