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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읽는 화학과 인생의 연결고리”
“글로 읽는 화학과 인생의 연결고리”
  • 김유정 기자
  • 승인 2007.09.03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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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수필집 『글 바람난 화학교수』 펴낸 한병희 충남대 교수

한병희 충남대 교수(62세, 화학과·사진)가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워낙 글을 못 써서”다. 지난 1983년부터 충남대에 재직하면서 “교수로 일하려면 글도 잘 쓸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펜을 잡았다. 그동안 1년에 책을 100권 이상 읽었고 지역신문에 정기적으로 기고하며 필력을 쌓았다.
정년퇴임을 3년 앞둔 올해 8월, 그의 노력이 수필집 한 권으로 결실을 맺었다. 한 교수는 최근 수필집 ‘글 바람난 화학교수’를 발간했다.
지난해 12월 문학계간지 공모전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지 8개월여 만이다. 당시 글 제목은 ‘결실의 기쁨’이다. 지금 마음이 꼭 그렇지 않을까.
게다가 그는 ‘이공계 교수’다. “화학 공부하려는 사람이 드물죠. 수필을 써가면서 화학이라는 딱딱한 분야를 어떻게 하면 쉽게 알려줄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과학과 문학, 화학과 수필 등 “동그라미를 그려보면 서로가 중복되는 부분이 많다”고 한 교수는 강조했다. 
한 교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모해 이번 수필집 제목을 정했다. 책 표지 역시 제자들이 직접 골랐다. 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느끼는 감흥은 글의 좋은 소재라고 한다. 강의시간뿐만 아니라 글 쓰는 과정에서도 학생들과 교류하는 셈이다.
새삼 그의 강의시간이 궁금해졌다. “학생들의 입장에서 학문을 보기 위해 노력합니다. 무엇보다 화학과 인생은 연결고리를 끊을 수가 없어요. 성장과정 자체가 화학변화 과정이니까요. 이렇게 화학분야만 가르치기보다 전체 자연현상을 볼 수 있는 시야를 주려고 합니다.”
그는 “지식주사를 놓듯 학문을 주입하면 지루할 수밖에 없다”며 “과학을 소재로 한 글을 소개하는 등 재밌
는 자료를 통해 학생들을 이끌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교수의 이번 책은 그동안 써온 120여편의 수필 중 42편을 모은 것이다. 지금까지 쓴 수필만으로도 책 세 권의 분량이 나온다고.
그는 그러나 글쓰기를 멈추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자신의 전공분야와 수필장르를 결합한다면 아직도 쓸 거리는 무궁무진하다.
“과학자의 관점에서 쓴 수필집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5각형, 6각형의 조화와 염색 등의 분야, 이들은 문학인이 미처 쓰지 못 하는 소재 아닐까요. 아,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이죠. 글쓰기는 여전히 어렵습니다(웃음).”
김유정 기자 je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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