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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연구윤리’이해 역설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연구윤리’이해 역설
  • 박상주 기자
  • 승인 2007.09.0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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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_ 서울대 철학사상硏 발간 <철학사상> 연구윤리교육 특집


연구윤리 교육문제와 관련해 연구윤리의 기준과 교육방법론에 대한 철학적 논의가 본격화 됐다. 서울대 철학사상연구소는 지난 6월자 <철학사상 24호>에서 연구윤리 교육에 대한 특집을 마련, 연구윤리 자체를 논쟁 주제로 삼았다. 논의는 크게 연구윤리를 사회적 책임상의 적절한 행위 여부로 보는가, 보편타당한 덕목의 준수로 보는가에 따라 나뉘었다.
특집에는 강준호 경희대 강사(철학)의 ‘연구윤리 지침에 대한 윤리학적 고찰’, 손화철 서울대 교육종합연구원의 ‘한국 대학의 연구윤리교육 실태 분석’, 이양수 한양대 강사(철학)의 ‘연구윤리와 가치: 민주주의 연구윤리를 위한 제언’, 정원규 서울대 사회교육과 교수의 ‘연구윤리 교육과정 개발을 위한 덕이론적 고찰’등이 실렸다.

강준호 박사는 연구윤리의 철학적 토대가 가져야할 근본성격을 고찰하면서 “법을 준수하라, 정직하라, 동료를 존중하라, 공익을 증진하라는 식의 덕윤리는 심각한 딜레마적 상황에서 구체적인 행동지침을 제공하기에는 다소 모호하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현재의 연구윤리가 어떠해야 한다는 지침을 제시하기보다 적절한 행위와 부적절한 행위를 가르는 안정적 ‘결정점’(cut-point)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화철 연구원은 대학, 학회 등을 대상으로 한 연구윤리 교육수준에 대해 조사했다. 조사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 132개교 중 75개교(56.8%)에서 연구윤리관련 교과목이 개설되었고 나머지는 한 과목도 개설되지 않았다. 분야별로는 △공학윤리 21개교 △생명의료윤리 43개교 △직업윤리 28개교 △과학기술과 사회 36개교가 개설된 것으로 조사됐다. 손 연구원은 그러나, “응답자가 연구윤리 강의라고 답변한 내용의 대부분도 연구윤리교육이라기 보다 원론적인 의미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윤리과목을 담당하는 교수나 강사들의 57.8%도 ‘연구윤리에 대한 관심이 교육에 전혀 반영되지 않거나 노력은 하지만 별 효과가 없다’고 답변해 연구윤리교육에 있어 한국사회가 걸음마 단계인 점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강의에 부족한 윤리학 전공자 확보 △연구윤리 교과서 개발 △분야별 단계별 체계적인 연구윤리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양수 박사는 “연구윤리의 핵심개념은 ‘책임’이며, 연구윤리는 온전성의 덕목을 넘어 정의문제와 직결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또 한국 사회는 연구자의 부정행위에 대한 관심이 그로 인한 파장을 정리하는 수준에서 정리되는데 그치고 만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구윤리의 문제를 다변화된 현대사회에서는 도덕적 당위성보다 사회책임의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면서, 연구윤리에 대한 사회성원의 적극적 참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원규 교수는 거시적인 차원의 연구윤리에 관한 교육방법과 교육과정을 제안했다. 연구윤리는 교육과정으로서 덕이론 차원의 정립이 불가피하다는 그는 자신이 지지하는 덕이론을 재규정해 교육과정 개발의 배경으로 삼았다. 이에 따르면 연구윤리는 △투명성 △학문적 충실성 △공정성 △공익성 △학문적 수월성의 5원칙을 기준으로 하며, 제안한 교육과정은 덕목들 간의 충돌문제를 비켜나가게끔 설계했다고 적었다.
필자들의 주장은 연구윤리의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기준에 대해 각각 다른 주장을 벌이고 있지만, 연구윤리 교육과정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했다. 각 논문은 연구윤리를 각각이 지닌 윤리론 시각에서 소화하는데 그쳐, 연구과정상 현실적으로 제기되는 연구자들의 상황이나 구체적인 사례에 대한 분석 등이 결여되어 있다.
박상주 기자 sjpark@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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