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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_ 박사학위 비인증 대학은 어떤 곳
[분석]_ 박사학위 비인증 대학은 어떤 곳
  • 박상주 기자
  • 승인 2007.08.27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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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 위조 문제가 비인증 대학 학위 문제로 번지면서 대학사회를 들쑤셔 놓고 있다. 특히 학술연구자 집단 중에 비인증 대학 학위자가 의외로 많은 것으로 밝혀져 사회적인 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논란이 된 비인증 대학 웹사이트 몇 가지를 찾아봤다.
CUTS(Cohen University and Theological Seminary)의 경우 학교 홈페이지가 한국어로 된 안내문구로 이루어져 있으며, 학위과정에 대한 문의를 한글로 하고 있는 상황으로 한국 웹사이트처럼 보일 정도. 최근까지도 한글로 된 학위과정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Hamilton University의 경우는 수개월째 학교 홈페이지가 수리 중으로 필요한 질문은 전자우편을 통해서만 주고받고 있는 상황이다.
Columbus University는 학위과정 등과 관련한 상세한 요금표를 게시하고 있다. 박사과정은 12달에 2천295달러이며, 정해진 기간에 연속적으로 과정을 마치지 않으며 과정을 마칠 때까지 벌금 형식으로 매달 195달러를 내야한다고 적고 있다. 이외에도 ‘박사과정 논문 요금’은 350달러, ‘자격검사 및 시험 요금’은 45달러, ‘졸업비’는 200달러, ‘학위비’는 75달러라고 적고 있다. 교재 등은 이들이 지정하는 곳을 통해 구입하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 대학교수는 “한국사회가 학위를 중시하고 직장을 다니면서 정규 학위를 받을 수 없다보니 한국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학위공장이 생기는 것”이라고 평했다.
미국 연방 교육부와 미국 고등교육인증협의회를 통해 확인된 박사학위 비인증 대학은 22개다. 유기홍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은 지난 23일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학진에 학위 신고를 한 미국 박사학위 소지자의 6% 정도가 비인증 대학 학위”라고 밝혔다. 학진은 비인증 대학의 기준을 △미국 정부, 주정부, 법원에서 학위남발 또는 학교의 인증 인가에 대해 잘못된 광고를 해 소비자를 오도, 불공정 상행위를 했다고 보도된 학교 △해당 주 정부로부터 인가를 받지 않은 학교 △주 정부의 영업허가만으로 운영한 학교라고 전했다. 2003년부터 올해 8월 1일까지 학진에 신고된 외국박사학위자는 943개 대학의 7천765명이며 이 중 미국 박사학위소지자는 324개 대학 4천199명이다. 이 가운데 비인증 대학의 박사학위 소지자는 237명.
교수신문이 24일 확인한 22개 대학에 대한 학위자 총 수는 이보다 준 191명으로 합산됐다. 많은 해당자가 학력위조 파문이후 비인증 대학 학위를 철회하거나 정보를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연방교육부는 비인증 대학(Unaccredited Institution)에 대해 “해당 기관의 교육의 질이 나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으나, 이 곳 학위를 취득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으며, 일부 주에서는 비인증 교육기관에서 취득한 학위를 사용하는 것이 불법”이라고 설명한다.
전문가들은 비인증 대학 중 신학 실무와 관련 된 학위 과정이 많은 것은 “미국의 몇 개주에서 종교와 관련해서는 예외적으로 학교로 지정하기 때문”이라면서 “학교로 지정한다는 것이 정상적인 학위과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비인증 대학으로 분류되어 있는 대학 중에서도 ‘학위공장’식의 대학만 있는 것은 아니다. 비인증 대학 중 △American Christian College and Seminary △California Graduate School of Theology 등은 “Candidate For Pre-Accreditation” 상태다. 인증된 것은 아니나 사전 인증을 위한 후보라는 의미로 학위과정이 보다 엄정해지는 등의 교육과정이 개선될 경우 인증 대학이 될 수도 있다.
비인증 대학의 박사학위 소지자의 연구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비인증 대학의 학위를 가지고 모 대학에서 근무 중인 한 교수는 매년 꾸준하게 등재지에 논문을 기고하고 있다. 단독 저서는 2권이며 공저는 여러 권이다. 임용된 뒤에도 고급 자격증을 땄고 큰 학회로부터 상도 받았다. 비인증 대학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규정만 없다면 뚜렷하게 나무랄 데가 없다.
비인증 대학의 석박사 학위를 받은 모 국책연구소의 연구자는 세계적인 저널에 많은 논문을 게재했다. 전공분야 연구 1세대로 세계 각국을 다니며 논문을 게재하고 발표한 흔적이 그의 업적에 빽빽하게 남아있다.

박상주 기자 sjpark@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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