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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스런 외국학위 검증...석사논문부터 허술
의심스런 외국학위 검증...석사논문부터 허술
  • 강민규 기자
  • 승인 2007.07.22 2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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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예술대학 석박사학위
러시아 음대 학위 매매사건이 터진 지 불과 1년 만에 신정아 교수의 학위조작사건이 벌어졌다. 실기전공이 아닌 이론전공이라는 점에서 차이는 있지만 이를 계기로 예술대학 교수임용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많은 예술대학 교수들은 “실기전공자에게 이론 전공과 같은 방식으로 학위논문을 요구해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은다. 실기에 능통한 이들이 학위취득을 위해 익숙하지도 않은 논문을 쓰는 일은 무리라는 것. 외국에는 학위와 상관없이 교수로 임용되는 사례가 꽤 많다. 한 예로 인디애나 주립대 무용과의 간판급 교수 비올렛 버디는 박사학위 없는 발레리나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대다수의 예술대학들이 실기전공 위주로 교수진을 꾸리는 상황을 두고 이론전공자가 더 많이 임용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미경 계명대 교수(작곡과)는 “하버드대 등 일부 외국 대학은 예술대학에서 이론연구만 하고 실기교육은 학교 밖에서 이뤄지도록 한다”며 “반면 우리나라 음·미대는 이론전공 교수가 부족해 대학원생 논문지도가 어려울 지경”이라고 말했다.

임용지원자들의 학위를 제대로 검증하지 못하는 것도 큰 문제다. 한정희 홍익대 교수(예술학과)는 “이름이 생소하거나 의심스러운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들이 많지만 대학이 이를 일일이 검증하지 못해 자꾸 학위조작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한편 예술대학들이 석사학위 논문 검증에 대해서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상황도 개선이 필요하다. 석사생들의 학위논문에 대한 그릇된 인식이 박사과정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 김성혜 동아대 강사(음악학부)는 “국악관련 논문목록을 만들며 베껴 쓴 석사논문을 수도 없이 많이 봤다”며 “논문 심사위원들이 형식적으로 심사하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지적했다.

강민규 기자 scv21@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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