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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연구집중…日 ‘국내파’-中 ‘해외파’ 주류
유럽, 연구집중…日 ‘국내파’-中 ‘해외파’ 주류
  • 김유정 기자
  • 승인 2007.07.16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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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_연구년이 바뀌고 있다] ④ 외국 대학의 연구년 제도

외국 교수들은 연구년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한 나라 안에서도 대학마다 연구년(안식년) 제도가 다르지만 영미 대학교수는 대체로 한국 교수와 비슷하게 연구년 제도를 활용한다. 반면 일본은 국내 학위를 중시하는 전통에 따라 대부분이 자신의 연구실에서 연구년을 보낸다. 중국 대학은 자국 교수의 해외 연구활동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대부분의 미국 대학은 정년보장(tenure)을 받은 뒤 안식년 신청이 가능하도록 제도화 했다. 미국 피츠버그대 교환교수로 재직 중인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교육학과)는 “대학에 따라 정년보장 이전에도 안식년 신청이 가능하다”며 “보통 유급 6개월이며 본인이 희망하면 무급 6개월을 추가할 수 있는 곳이 많다. 어떤 대학은 1년간 유급 안식년을 준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안식년 기간 동안 미국 교수들은 국내에 있기도 하고 해외에 나가기도 한다”며 “이는 한국 대학교수와 별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서던일리노이주립대 박사과정생은 “연구년 기간에 지급하는 급여는 학과마다 다르다. 충분한 급여를 받지 못하는 경우 자신의 연구실에서 연구하는 교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럽 교수들 ‘연구 집중’저서로 이어져
유럽 대학교수는 ‘연구 집중 기간’으로 연구년을 활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철우 연세대 교수(법학과)는 “영국은 3학기 제도라 연구년을 4개월씩 쓰는 교수를 많이 봤다”며 “안식년을 융통성 있게 쓸 수 있고 장기간(2년) 쓰는 경우도 있지만 가족들을 데리고 해외로 가는 경우는 드물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파리1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민유기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평소 국립도서관에 오지 않던 교수들이 연구년에는 매일 출근하다시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프랑스 교수는 교육 부담이 꽤 크기 때문에 연구년 기간에는 쉬면서 연구만 집중적으로 한다. 따라서 연구년을 마치고 1~2년 안에 저서를 출판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일본 ‘연구년 국내파’ 대부분
일본과 한국 대학의 연구년 풍경은 사뭇 다르다. 한국에선 절반 이상의 교수가 연구년을 맞아 해외로 나가지만 일본 교수 대부분은 가급적 해외로 나가지 않는다고 한다.
쯔쿠바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최재목 영남대 교수(인문학부)는 그 이유와 관련해 “일본은 국내에서 받는 학위가 전통적으로 더 권위를 인정받기 때문에 해외에서 경력을 쌓는 것은 내세울만한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대학에서 강의하는 중국 교수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는 교수 해외연구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중국 대학 정책에 따른 것이다. 베이징대, 상하이대 등 대도시 대학을 중심으로 이런 현상은 확산되고 있다.
베이징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강재식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강의를 위한 최소한의 교원을 남기고 거의 다 해외로 보낸다고 보면 된다”고 표현했다.
강 교수는 “중국 대학은 교수 연구활동에 대한 해외지원사업을 진행하는 외사(外事)제도를 시행하는데, 최근 중국사회가 급변하면서 대학마다 관련 규정을 만들거나 내용을 수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해외 연구년 독려
그는 “중국은 우리나라처럼 ‘몇 년 이상 근무하면 연구년 기회를 부여한다’는 규정이 없는 대신 교수 해외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편”이라며 “교수 해외활동을 권장하기 때문에 개인의 능력에 따라 외국으로 나가는 빈도수가 큰 차이를 보인다. 1~2년마다 나가는 교수가 있는 반면 10년 동안 한 번도 나가지 못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중국문화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장현근 용인대 교수(중국학과)는 “15년 전 내가 있을 당시 대만 교수들은 파견교수, 교환교수 형태로 외국에 나갔다”며 “안식년이라고 부를 만한 제도는 없지만 현지 수요에 따라 미국, 일본 등에서 강의를 맡거나 현지 연구진과 연구교류를 했다”고 전했다.
한편 일부 대학은 안식년을 맞은 외국 교수를 초청해 6개월~일년 동안 강의를 맡기기도 한다. 서강대는 오는 2학기부터 안식년을 맞은 해외 석학을 ‘방문교수’로 초청해 강의를 맡길 계획이다. 서강대 교무처 관계자는 “이미 캐나다 유수대학에서 근무하는 한 교수를 초빙했다”며 “이 교수는 1년간 서강대에 재직하면서 강의를 맡을 것이다. 이외에도 1명을 더 초빙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충주대는 지난 2월 영국 웨스트민스터대와 교수·강사 파견을 추진하는 내용의 장기 교류협정을 체결했다. 교수 공동연구제도에 따라 웨스트민스터대 교수들은 충주대에서 객원교수 신분으로 강의를 맡게 된다.
김유정 기자 je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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