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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칼럼]융합마인드, 세션의 벽을 넘다
[과학칼럼]융합마인드, 세션의 벽을 넘다
  • 최영주/포스텍·수학과
  • 승인 2007.07.15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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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 과학에서의 수학의 역할’이란 주제로 2007년 7월 5일 포스텍에서 여성수리과학회 국제 학술대회가 열렸다. 이 학술대회에서는 21세기형 첨단 응용수학과 순수수학을 한 세션에 묶는 획기적인 세션운영을 시도하였다. 정보기술과 정통순수수학에 해당하는 대수학, 확률론과 금융수학, 그리고 컴퓨터 그래픽스와 위상수학으로 정통 순수수학과 그와 관련된 응용을 함께 엮었다. 기조 강연으로 21세기 응용수학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생물 수학(BIO Mathematics)의 연구를 선도하는 옥스퍼드대 생물수학센터 그룹장 마이니(P.Maini) 교수와 확률적 분석학을 강의한 한국의 젊은 여성 수학자 서지연 아이오아주립대 교수가 기조 강연을 했다. 또 국내 과학의 과학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과학 대중화를 선도하는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의 수학 커뮤니케이션 강연은 특히 학회에 참가한 젊은 학생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었다.
21세기 과학기술의 핵심 단어가 ‘융합’이라고 한다. 서로 다른 신기술을 합해 새로운 기술로 융합·접목시키는 것은 물론이며 더 나아가 인문학과도 어우러지는 ‘융합학문’인 것이다. 바이오-나노-기계를 엮은 학제간의 연구가 그렇고, 인지과학이 그렇다. 국내 과학계는 이미 2006년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http://www.kofwst.org/)에서 ‘융합과학’이란 주제로 여성이 주도하는 국내 워크샵을 실시하여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새로운 과학기술의 개념이 탄생돼 발전한 단계이후 이를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이론 정립이 필요한데 이를 이어주는 핏줄과도 같은 존재가 응용수학의 역할일 것이다.
주로 다수의 사람들은 수학하면 응용수학, 순수수학이 따로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해 왔다. 그래서 대부분 수학 학술대회에서는 응용수학분과, 순수수학분과가 분리·진행되어 왔으며 순수수학이 응용화되려면 수많은 세월이 흘러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21세기 최첨단 융합과학 기술의 이해는 오히려 가장 최신의 순수수학의 이론을 바탕으로 구체화되어야 도약을 할 수 있음을 최근 선도하는 연구 결과들을 통해 알 수 있다.
백만 달러의 상금이 걸려있는 크래이재단의 7대 수학 문제 중 순수 정수론 문제가 스마트카드, 금융시스템 등에 사용되고 있는 암호알고리즘의 브레인 역할을 하고 있음이 그러하고, 컴퓨터 애니메이션 그래픽 알고리즘도 기하학의 최신첨단 이론을 필요로 함이 그렇다. 우리 자산을 관리해주는 펀드 매니저가 복잡한 비선형 방정식을 이해할 수 있는 철저한 분석력으로 무장된 수학적 마인드 없이 경영마인드 하나로 자산을 관리한다면 순간의 순발력과 논리력을 필요로 하는 인터넷 주식관리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응용수학이냐, 순수수학이냐의 분류는 수학문제의 중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분리되며 그 내용이 다른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런 관점으로 보면 학술대회 때 수학의 소주제에 따라 나누는 분과의 분리가 오히려 순수수학, 응용수학 분과의 분리보다 더욱 자연스럽게 여겨지는 것이다.
여성이 주도하여 계획해 포스텍에서 개최된 ‘여성수리과학 국제 학술대회’는 남여를 불문하고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을 초청 강연자로 모셨으며, 응용과 순수세션이 분리되어 왔던 기존 학술대회의 틀을 벗어나 21세기 응용, 순수 수학이 한 방에서 공존했다. 융합 세션을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기존의 관행에서 벗어난 여

성의 도전과 융합적 마인드가 있었기 때문이다.

최영주/포스텍·수학과


 

필자는 미국 템플대에서 “보형형식과 실수 이차 장에서의 유리주기함수”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국제정수론논문지 편집위원이며 과기부 국가기술혁신실무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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