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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터뷰] 『한국문학 논저 유형별 총목록』펴낸 이선영 연세대 명예교수(국문학)
[저자인터뷰] 『한국문학 논저 유형별 총목록』펴낸 이선영 연세대 명예교수(국문학)
  • 교수신문
  • 승인 2001.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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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0-30 13:19:21
한국 현대문학의 역사는 1백년을 넘어서고 있다. 이선영 연세대 명예교수(국문학)가 퇴임이후 각고의 노력끝에 펴낸 ‘한국문학 논저 유형별 총목록’(한국문화사 刊)은 한국현대문학 1백년을 조감할 수 있는 방대한 자료집이다. 지난달 출간된 세 권까지 모두 일곱 권의 이 자료집은 1895년부터 1999년까지의 한국문학 연구 논문과 저작들을 유형별로 체계화하고 있다. 1980년 초부터 시작하여 20여년 동안 계속된 작업의 결실이다.

한국문학 연구 1백년의 자료목록

“처음에는 평론자료를 정리해보자는 소박한 생각에서 시작했죠. 그러다가 평론과 연구목록 일체를 망라해보자는 의욕이 생겼습니다. 연구자나 비평가가 선행업적을 발판으로 더 새롭고 발전된 성취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지난 1990년에 이 논저목록의 1∼3권(1895∼1985)이 나왔고, 1994년에는 4권(1986∼1990)이 출간되었다. 지난달에 나온 5∼7권은 1991년부터 1999년까지의 자료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수록된 연구 논저의 총목록은 7만3천5백41편이다. 이는 지난 1백여년동안 한국 현대문학 연구와 비평이 생산해낸 전체 논문의 총수인 셈이다. 이 책에서는 자료들을 시, 소설, 희곡 등 11개 장르로 분류한 것을 연대별, 작가별, 필자·저자별 세 유형에 따라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고 있다.

이 교수는 “연대별 부분은 문학사 관계의 연구와 서술에 효용성이 높을 것이고, 작가론별 부분은 작가와 작품의 연구에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이 자료집으로서 한국문학 연구에 대한 모든 자료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참고문헌을 찾아 컴퓨터에 일일이 접속하지 않고도, 도서관의 장서를 뒤지지 않고도 효율적으로 자료를 수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자료집에 수록된 목록을 보면, 지난 1백년간 한국문학 연구자들이 어떤 작가와 작품을 선호했는지 파악할 수 있다. 먼저 문학장르별 선호도를 보면, 시론이 전체 2만6천34편으로 35.4%를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 뒤로 소설론이 1만8천7백36편(25.48%), 비평론이 9천9백23편(13.49%), 문학론이 6천9백36편(9.43%)를 기록했다. 이런 사실은 전문가의 가치판단이나 취향이 소설보다 시쪽에 기울어져 있음을 말해준다. 전체 대상 작가중 시인이 1천3명으로 소설가(3백19명)보다 3배 가량 많다는 사실 때문이기도 하다.

최다연구작가 이광수, 작품은 ‘님의 침묵’

전문가들이 가장 선호한 문인은 누구일까. 작가론·작품론이 가장 많은 문인은 이광수로, 모두 6백88편의 논저가 발표되었다. 그 뒤로는 이상(6백25편, 이하 편수), 김소월(499), 염상섭(480), 채만식(425), 한용운(424), 서정주(422), 김동인(416), 정지용(44), 김동리(380) 순으로 밝혀졌다. 작고문인이면서 해방이전의 문인이 압도적으로 많은 셈이다. 생존작가로는 16위를 기록한 최인훈(261), 22위의 이청준(213), 23위의 김춘수(211), 30위의 이문열(167) 등으로 나타났다. 연구논저가 가장 많이 발표된 작품은 한용운의 ‘님의 침묵’(83). 2위는 생존작가의 작품인 박경리의 ‘토지’(80)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염상섭의 ‘삼대’(75), 이상의 ‘날개’(72), 3인 시집 청록집(63), 이광수의 ‘무정’(61), 이기영의 ‘고향’(60), 최인훈의 ‘광장’(55) 순이었다. 이 교수는 “80년대 이후 문학 연구의 양과 질은 급격하게 팽창”했으며 “문학에 대한 견해나 관점도 다양해지고, 연구의 수준도 높아졌다”고 평가한다.

“선행 업적에 대해 섭렵하지 않고 연구를 시작할 수는 없습니다. 학문은 벽돌을 쌓듯이 한장한장 쌓아가는 것이죠. 이 책을 활용해서 선행업적이라는 토대 위에 벽돌 한장 더 쌓는다는 심정으로 연구를 했으면 합니다.”

이선영 교수는 지난 1996년 정년퇴임뒤 민족문학사연구소 이사장, 한국문학사대계 편찬위원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벌여왔다. 한국문학 1백년을 자료로 정리하는 고된 작업을 계속해온 이선영 교수의 작업 덕분에 후학들의 문학연구는 훨씬 수월해졌다.
김재환 객원기자 weiblich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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