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10-30 13:21:09
이 사전은 토막이말로만 구성되어 있는데, 약 4만3천여 개의 토박이말을 6만여 개의 예문으로 풀이했다. 또 북한에서 3천여 개(6.3%), 중국 조선말에서 2천5백여 개(5.0%), 고려어에서 65개의 예문을 가져왔다. 다른 어떤 사전에도 올려지지 않았던 1만2천여 개의 순우리말도 처음으로 선보였다. 곁낫질, 꽃물, 바위츠렁 등이 그 예다. 이는 전체 올림말의 약 30%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단순히 한자말을 배제하여 형식적으로 만든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잃어버린 어법 또한 새로 찾아 실었다. 최교수는 ‘데리다’의 쓰임에 대해 채만식의 소설들을 예로 들며 설명한다. ‘아이 데린 새파란 과부’(용동댁), ‘암탉 데린 장닭이’(보리방아), ‘아이 데린 일본 아낙네들이’(명일) 등의 쓰임들로 나뉜다는 것이다. 반면 기존의 국어사전에서는 ‘데리고’, ‘데려’ 꼴로만 쓰인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이 사전의 독특한 면모 중 하나는 토박이말 구사가 뛰어난 작가들의 어휘들을 용례로 옮겨온 것이다. 홍명희의 ‘임꺽정’, 김주영의 ‘객주’, 황석영의 ‘장길산’, 박경리의 ‘토지’ 등이 그 대표적 사례이다. 단순한 소개에 그치지 않고, 작가들의 토속 어휘를 분석하여 실제 쓰임을 고려해 다룬 점은 이 책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이다.
href="mailto:ysheo@kyosu.net">권희철 기자 khc@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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