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9:25 (금)
[대학정론]정치의 인질이 된 우리 교육
[대학정론]정치의 인질이 된 우리 교육
  • 교수신문
  • 승인 2007.07.09 10:20
  • 댓글 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달 노대통령이 전국의 대학총장들을 모아놓고 일방적으로 노무현브랜드 교육원론을 강의하고 대학총장들을 찍어 눌러서 소진된 대통령의 권위를 회복해보려 한 사건은 한국교육의 슬픈 초상이었다. 
포퓰리즘의 위험이 상존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교육이 포퓰리즘에 대한 방파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교육이 포퓰리즘의 도구가 되었다.  한국의 교육은 자라나는 세대의 지성과 능력을 일깨우고 배양해서 생을 즐겁고 유능하게 경영할 수 있게 하고 모두를 모범적 시민으로 그리고 최대다수의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이 아니고 정치의 도구가 되어버린지 오래이다. 
역대 정부의 표심을 겨냥한 교육불만층 어루만지기는 어느 계층의 교육불만도 해소하지 못하고 모든 피교육자를 정치의 볼모로 만들었다. 그래서 우리의 자녀들은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죄’로 유아기와 청소년기를 지옥 속에서 보내게 된다. 그리고 한국의 부모들은 그들을 지옥에 단단히 가두고 끊임없이 닦달하는 지옥문지기가 되었다.
그보다 더 큰 비극은 그 시련으로 인해 학생들이 더 강인해지고 성숙되는 것이 아니고 의존적이고 타율적인 인간이 되어 창의력과 자발성을 상실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입시지옥을 피하기 위한 이민자, 교육이산가족이 무수히 생겨났다.  조기유학자 중에는 화려한 조명을 받게 되는 성공케이스도 있지만 소수의 혜성과 같은 인재의 그늘에는 조승희의 경우가 보여주듯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고독과 울분과 열등감에 몸부림치는 수많은 우리의 가련한 청소년들이 있다.  
연륜과 경륜을 갖춘 교육학자가 교육부총리가 되자 평생의 소신을 버리고 정권의 하수인이 되는 나라, 그래서 헌법에 보장된 대학 자율권을 무시하고 정부정책을 무조건 따르라고 지시하는 나라에서는 ‘교육입국’은 한갓 꿈이다.   
우리나라에는 교육을 정도(正道)에 올려놓아 줄 것을 기대할 수 있는 정치세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지난 3일, 임시국회 마지막 날 자정을 5분 앞두고 여야의 야합으로 사학법재개정안과 로스쿨 설립법안을 통과시킨 것은 여야를 막론하고 우리나라 정치인들에게는 교육은 민심회유의 수단 또는 정치협상의 도구에 불과할 뿐임을 입증했다. 
이번에 모든 대학이 신입생 선발에서 고교 내신반영율을 50%로 올리라는 요구를 거부한 대학총장들의 단호함과 교육부를 후퇴하게 만든 여러 대학 교수들의 집단의사표시는 일회성 행동으로 끝나지 말아야한다. 이제는 정말 대학 총장들과 교수들이 스스로 교육의 파수꾼이 되어 우리 교육을 이 바닥없는 나락에서 구해 올려야 한다.

서지문 / 논설위원·고려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5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글쓰기의 기본 2007-08-16 13:55:08
대학정론이라고 하면 그래도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는 어떤 합당한 근거가 제시되어야 하는데..이건 뭐 그냥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인 반감을 아주 투박하게 드러낸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네요. 서지문씨 글 대부분이 이렇게 내용도 없고 논리도 없던데..외 이런 사람에게 교수신문은 청탁을 하는 건지..쯔쯔..

에휴.. 2007-08-07 19:37:08
이 자들은 추구하는 것은 어찌하면 내신반영비율 낮춰서
특목고 애들 많이 유치하는 것뿐이라는 것은
지나가는 개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허울은 좋아서 대학의 자율성 운운하지만..
자본으로 육성되고, 보유한 자원이 풍부한 집안의 아이들을 뽑으려는
작태에 지나지 않는다.
소위 한 나라의 지식인을 대표하는 교수와 대학들이 하는 짓거리에..
참.. 당혹스러울 뿐이다..

어이없다 2007-07-17 20:40:20
이걸 정론이라고.. 쯧쯧. 편집국장은 뭐하나. 그리고 여기 발행인도 이 글 봤을까.

어이없군요. 2007-07-16 08:29:28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그 문제들의 해결책이 그럼 내신반영비율을 낮게 유지하고 본고사를 부활하는 건가요? 지금까지 우수한 학생을 못받아서 현재의 한국대학들이 교육 제대로 못시켰고 경쟁력이 없나요? 학생당 교수비율 늘리고 강사와 조교로 싼비용으로 때우는 교육/연구/행정 시스템이나 바꾸자고 하시지.. 대학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으니 그나마 현 정부의 정책이 칭찬받는 현실.. 이런 분이 명문대 교수하고 있으니 뭘더 바랄까..

서지문씨 2007-07-13 00:53:32
이것도 글이라고 여기 올린 건가요. 노대통령이 대학총장을 모아놓고 무슨 얘기를 했는가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도 없이 그냥 포퓰리즘이라 해놓고 그 뒤의 글은 앞뒤 없이 그냥 막 휘갈겼네요. 대학1학년생 리포트도 이거보다는 설득력이나 일관성이 있을듯 합니다. 오히려 아무 생각없는 대학 총장들의 반교육적 논리를 철저히 비판하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겠습니다. 교육에 대해서 그냥 개나소나 비판하는 글은 이제 더이상은 봐주기 힘들어요. 대학의 자율은 대학이 자기 책임을 다할때 얻을 수 있는 권리입니다. 지금의 대학들은 아무런 자유를 누릴 권리가 없습니다. 특히 사립대들은 그 후안무치한 자율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자격이 있는지 먼저 반성해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