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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피인용지수 낮다는 것을 밝혀야”
당국 “참고자료일 뿐…질에 관심두려 한다”
전문가들 “피인용지수 낮다는 것을 밝혀야”
당국 “참고자료일 뿐…질에 관심두려 한다”
  • 박상주 기자
  • 승인 2007.07.02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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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정부, SCI 논문수 순위 발표

연구능력 측정에 실익이 부족한 SCI 논문 게재 수 순위발표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달 27일 “2006년도 SCI 논문 분석 결과 우리나라는 2만2천7백50편을 내 세계적으로 지난해 보다 한 단계 높은 1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과학기술부는 이에 앞선 12일 “우리나라 과학기술 논문 수는 2만3천2백86편으로 1백78개국 중 13위”라면서 “지난 10년간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SCI 논문 게재 수가 세계적인 연구능력 지수라 할 수 없다는 점은 정부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연구능력을 높은 순위로 보이려는 정부의 실적위주 통계 조작”이라고 지적한다. 또 “정확히 하려면 한국 논문의 피인용지수가 낮다는 사실 등을 밝혀 각성을 유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면서 “많은 연구가 정부 지원으로 이뤄지니 정부 발표에 대놓고 뭐라 말도 못하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교육부는 전 세계 대학별 순위를 발표하면서 1위는 1만2백편을 쓴 하버드대, 2위는 6천7백68편을 쓴 도쿄대라고 밝혔다. 또 서울대는 3천6백35편으로 대학 중 세계 32위라고 밝혔다. 마치 SCI 논문 게재 수에 따라 대학 순위가 정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3천7백28편을 써 30위를 기록한 대학에 MIT가 올라있다.
전문가들은 “마치 MIT와 서울대가 엇비슷하다는 표현인데, 이걸 어떻게 순위로 세워 내놓을 수 있느냐”고 묻는다.
교육부의 데이터 분석 의뢰를 받은 최귀숙 포스텍 학술정보원 학술정보팀장은 “각 대학의 연구능력의 절대 척도라고 볼 수는 없다”면서 “정부가 한 쪽의 지표로 (전체를) 갖다 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매번 순위를 매겨 아전인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논문 수에 따라 가시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데이터를 나열해 순위가 매겨진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최 팀장은 최근 톰슨사로부터 NCR(National Citation Report, 국가인용지수보고서)를 받아 분석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그는 “NCR_Korea는 한국을 주소로 한 저자들의 논문을 수록하고 있어 지금 분석과는 범위가 좀 다르다”고 전제하면서 “논문 수를 더하는 것보다는 논문의 지명도나 질이 어떤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분석팀은 하반기에 이르면 논문 게재 수보다 “의미있는 연구능력 평가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 학술진흥과 최흥윤 사무관 역시 “참고자료일 뿐”이라고 말했다. “국제적으로 공인된 정보를 통해 가늠해본다는 것이지 이걸로 연구능력이 11위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최 사무관은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어느 정도 연구 점유율이 늘어나고 있는지, 연구력을 평가할 잦대가 없어 논문 게재수를 중심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사무관은 “초기에는 양적인 측면에 관심을 두었지만 이제는 점차 질에 관심을 두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경우 SCI 논문 게재 수는 큰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 미국 연구자들 입장에서 대부분 자국 학술지인 SCI 등재지에 게재하는 것은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연구자들은 SCI 지표를 과학기술연구를 위한 선행조사 정도로 쓴다”고 전한다.
영국은 더 타임스를 통해 SCI 지표를 연구력의 한 척도로 사용하지만, 게재 수만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박사배출 수나 동종 학과·분야 학자들의 평가(Peer review) 등을 더욱 중요한 요소로 판단한다.
전문가들은 “교육부도 다른 지표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눈 앞에 보이는 객관적 지표를 제시하는데 있어 SCI가 깨끗하게 나와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박상주 기자 sjpark@kyosu.net

#교육부는 11위, 과기부는 13위 통계 낸 이유

두 부처의 SCI 논문 게재 편수가 다른 것은 각각 다른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했기 때문이다. 모두 미국 톰슨과학계(Thomson Scientific)에서 발행한 ‘2006년 SCI’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교육부는 ISI(미국 과학정보연구소) 자료 중 주요 3천7백37종의 학술지를 기준으로 한 SCI 씨디롬을 기준으로 했으며, 과기부는 6천3백여 종의 저널 중 논문 전체가 소개된 것을 대상으로한 국가 현황 중심 데이터, NSI(National Science indicators, 국가과학기술지표)를 사용했다.
이에 따라 과기부는 국가별 논문 게재편수로 볼 때 지난해에 비교해 0.85% 증가해 13위라고 주장하는 한편, 교육부는 3.3% 감소했음에도 세계 순위는 11위로 상승했다고 주장했다.
순위 상승에 대해 교육부는 “전 세계적으로 논문 수가 8.9% 감소하는데 비해 한국은 3.3% 감소에 그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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