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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적 토대 형성…연구 위한 시간 충분”
“학문적 토대 형성…연구 위한 시간 충분”
  • 김유정 기자
  • 승인 2007.06.25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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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연구년 ‘국내파’꾸준한 증가세

교수들 사이에선 여전히 “연구년 기간에는 해외로 나가는 게 좋다”는 인식이 퍼져있다. 정년퇴임하기까지 3~4번의 연구년마다 외국으로 간 한 교수는 “연구경향이 자꾸 변하기 때문에 쟁점을 파악하기 위해 그 학문이 발전한 곳에 간다”며 “학문이 글로벌화하고 있어 현지 학자들과 최신 연구 성과를 교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에서 연구년을 마치는 교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각 학교마다 한해 3~4명씩 국내 연구년을 신청한다.
이를 두고 “학문에 대한 자생력이 형성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학문의 수입이 공공연히 이뤄지던 과거와 달리 우리현실에 맞는 학문이 필요하다는 인식과 함께 능력도 갖춰져 “굳이 연구년을 해외에서 보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교수가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김정인 춘천교대 교수(사회과교육과)는 ‘우리학문 하기’의 토대가 구축됐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나를 포함해 국내에서 연구년을 보내려는 교수들이 많다. 한국에서 연구활동이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공부할 시간과 여유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국가에서 추진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우리현실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많이 느끼는 듯하다”고 강조했다.
현실적인 이유도 작용한다. 대학마다 연구년 규정을 강화하면서 연구년을 마친 교수에게 연구보고서 제출은 물론 연구실적 제출의무를 강화한 곳이 많기 때문이다.
한 교수는 “주변에서 ‘연구부담이 커서 해외로 나가지 않고 그냥 연구실에 있겠다’는 소리를 자주 한다”고 전했다.
백진경 인제대 교수(디자인학부)는 올해 연구년을 맞아 연구소 일에 매달려 있다. 백 교수가 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인제대 DID(Digital interaction design) 연구소는 지난 2002년 디자인분야 최초로 한국학술진흥재단 중점연구소로 선정됐다.
백 교수는 “중점연구소로 선정된 이후 추진해야할 사업이 일년 정도 남았기 때문에 업무를 마무리 짓기 위해 국내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서종택 고려대 교수(문예창작학과)는 2003년에 이어 지난해 연구년에도 제주도에 머물렀다. 4
년 전 연구년을 맞아 제주대에서 교류교수로 근무했던 그는 지난해에도 “그 때의 경험이 좋아서” 같은 곳에서 생활했다. 서 교수는 “10년 전 연구년 때는 미국에 갔다 왔지만, 해외로 가는 것보다 우리나라에서 차분히 연구년을 보내는 게 더 좋다”고 말했다.
배진영 인제대 교수(국제경상학부)는 연구년을 마치고 올해 강단에 복귀했다. 배 교수는 연구년 동안 논문을 준비했다.
국내에서 연구년을 보낸 이유로 그는 “지방대는 연구환경이 열악해 자료 찾기가 힘들다”며 “반드시 해외로 나가지 않더라도 국내 유수기관과 관계를 맺어 연구하면 현실감각을 높이고 연구성과도 더 많이 나오게 된다”는 점을 들었다.  
김유정 기자 je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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