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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지원없이 노벨상 수상 어렵다”
“국가 지원없이 노벨상 수상 어렵다”
  • 박상주 기자
  • 승인 2007.06.18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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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한국과학재단 창립30주년 기념 국제심포지엄

□ 일본학술진흥회 모토유키 오노 이사장(왼쪽부터), 미국국립과학재단(NSF) 아덴 비먼트 총재, 중국국가자연과학기금위원회 첸 이유 이사장, 조레스 알표로프 박사.
세계 과학기술 지원책이 ‘국가 지원확대’와 ‘글로벌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협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한국과학재단(이사장 최석식)이 14일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연 과학재단 창립30주년 기념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한 각국의 연구지원 기관 책임자들은 입을 모아 이같이 말했다.
책임자들은 각국 연구지원기관들이 정부 연구개발 투자를 늘여오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전망에 대해 “이제 지식기반사회에서 생산된 최종 연구결과물이 전 지구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각국이 벌이는 연구가 국제화되어 감에 따라 연구결과의 선발·후발 구분이 모호해지는 추세로, 환경이나 에너지 등과 같은 인류공통의 관심사에 대한 국제적인 연구협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재원과 인적자원이 부족해 해결하지 못하는 전 지구적 문제에 국제 협력적 연구가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비먼트 “과학기술 국제 협력 필요하다”
미국국립과학재단(NSF) 아덴 비먼트 총재는 과학기술 연구가 “이제는 지역적·글로벌 문제를 동시에 성장시켜야 할 때”라고 전제하면서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 국제 협력을 통해 (국제적인 연구주제를) 개척하지 않으면 낙오 된다”고 주장했다. 비먼트 총재는 또 “여러 국가로부터 연구된 연구결과를 어떻게 통합하느냐는 점이 현재 과제”라고 밝혔다. 한국의 ‘글로벌 협력을 통한 과학기술 연구 패러다임 설정’ 참여에 대해 비먼트 총재는 “우수한 대학제도와 연구 인프라를 갖추고 GDP 대비 3%를 연구지원하고 있는 한국은 (참여)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연구지원투자가 많은 나라들이 점차 늘어나 “연구에 유일한 선두주자는 없다”고 말했다.
비먼트 총재는 현재 NSF가 “전체 글로벌 사회에 중요한 이슈를 다루기 위해서 투자하고 있다”면서 국제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교육·과학기술 통합으로 연구지원 시너지”
일본학술진흥회(JSPS) 모토유키 오노 이사장은 연구조직 개편과 관련해 “문부성과 과학기술청 통합으로 덕을 봤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2001년 ‘작은 정부’를 목적으로 행정조직개편을 단행해 문부성과 과학기술청을 문부과학성으로 통합했다. 오노 이사장은 통합 이후 “대학의 연구를 지원하는 데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가 있다”면서 “대학관련 이슈가 과학기술 지원을 어떻게 하느냐로 옮겨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학 등 과학기술에 대한 학생들의 동기를 부여하는데도 (기관 통합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오노 이사장은 “21세기 지식기반 사회에서는 과학기술에 대한 지원과 대학들이 수행하는 연구, 양쪽 모두가 중요해 과학기술·대학에 투자하자는 것이 (일본의) 국가전략”이라며 발언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한국에서 제기된 교육인적자원부·과학기술부 통폐합 주장에 힘을 실어 주게 된 셈이다.
중국국가자연과학기금위원회(NSFC) 첸 이유 이사장은 “중국은 과학기술 개발도상국으로서 이제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유 이사장은 정부와 과학기술 투자 규모를 두고 옥신각신하는 상황에서 “국제적인 연구대열에 뛰어들기 위해 투자 규모 확보에 전력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2000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조레스 알표로프 박사는 “국가가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연구개발에 투자해야 ‘노벨상’이 나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알표로프 박사는 “러시아 노벨상 수상자 절반이 물리학 분야인 것은 정부차원의 지원을 통해 연구가 진행됐다는 점을 의미한다”면서 “수상자들이 대표적인 물리학 연구기관에서 배출되고, 전체 수상자의 30%가 오랜 기간 연구지원을 해온 스위스에 집중된 것으로 보아 노벨상은 정부의 연구 인프라 지원으로부터 나온다”고 주장했다.
노벨상 수상에 따라 이공계가 발전되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알표로프 박사는 “이공계 지원학생이 많이 늘지는 않았다”면서 “수상 직후 두마(의회) 연설을 했더니 과학기술 예산이 10% 인상됐고 푸찐 대통령이 새 실험실을 건립할 수 있도록 해줬다”고 답했다. 알표로프 박사는 15일 건국대 석학교수로 초빙돼 내년부터 러시아와 한국을 오가며 공동연구를 벌인다.
박상주 기자 sjpark@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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