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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교협 학칙기구화 추진하는 권오중 영남대 교협 의장
[인터뷰] 교협 학칙기구화 추진하는 권오중 영남대 교협 의장
  • 안길찬 기자
  • 승인 2001.10.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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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0-17 12:10:31
영남대 교수협의회가 사립대로서는 드물게 학칙기구화를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20일 영남대는 교협을 학칙기구화한다는 내용을 교수총회에서 통과시켰다. 학칙기구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권오중 교협 의장(사학과)으로부터 그간의 추진과정과 앞으로 계획을 들어보았다.

△지난 20일 총회에서 일단 학칙기구화 안이 통과됐습니다. 간단한 소감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직 준비단계에 있기 때문에 소감을 말할 단계는 아닙니다. 대신 앞으로의 진행일정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총회에서 교수의 절대 다수가 학칙기구인 ‘교수회’로의 전환에 동의한 만큼 앞으로의 추진 일정은 훨씬 가속화되리라고 생각합니다. 10월 31일을 교수회 규정의 인준을 위한 임시총회로 잡고 있는 만큼, 아마도 이 날은 교수회의 출범일이 되리라고 봅니다.”
△학칙기구화는 많은 교수협의회의 숙원입니다. 영남대 교협이 학칙기구화를 추진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다.
“영남대에서 교협의 위상은 임의단체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임의 기구와도 같은 대우를 받아 왔습니다. 교협이 주관하는 선거에 의해 선출된 총장이 교협의 정당한 의견까지 가볍게 외면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러한 사례의 축적이 교수회를 준비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영남대는 사립대학으로서 특수한 위치에 있고 이 점을 감안하더라도 교수회를 통해 교수들이 보다 많은 책임과 의무를 분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추진과정에서의 어려움은 무엇이었습니까.
“어려움을 주고 있는 두 가지의 상반된 오해가 있는데, 하나는 교수회가 학칙상의 기구가 됨으로써 대학본부나 총장에 종속하는 기구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입니다. 다른 하나는 교수회의 권한이 확대됨으로써 대학본부와의 끊임없는 마찰과 알력상태에 빠져드는 것은 아니냐는 걱정입니다. 이 같은 의혹과 걱정은 앞으로 교수회가 경계해야 할 부분이기는 합니다만 그 내용이 교수회의 본체일 수는 없습니다.”
△교수협의회가 교수회로 변모되면 그 위상과 역할도 크게 변모될 것으로 보입니다. 학내에서 법적 지위를 갖는 교수회의 임무와 역할은 무엇이겠습니까.
“교수회는 대학에서 행정업무를 수행해야 할 대학본부(총장)의 고유한 위상을 존중합니다. 본부의 업무를 사사건건 문제 삼는 태도는 지양하고, 교수의 신분이나 권익에 관한 사항, 학교의 예산과 결산에 관한 사항, 학교 재산의 변동에 관한 사항에만 국한해 이들 내용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점검하고 감시할 것입니다.
”△영남대 교협은 그간 대학평가제도의 문제점, 학부제의 부작용 등을 자체 토론회를 통해 검증하는 기회를 가져왔습니다.
“한국의 대학들은 변화를 요구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요구되는 내용이 획일적이며, 요구의 주체가 정치적 논리에 의해 움직이는 행정관료라는 데 있습니다. 영남대도 지난 10년 가까운 세월동안 각종 평가에서 우수한 등급을 받았지만, 교수들은 변화와 발전의 성과를 실감할 수 없습니다. 이제 대학은 외부에서 종용하는 변화의 요구에 순응할 것이 아니라, 문제점을 스스로 찾아 이를 보완하고 발전으로 연결시키는 틀을 갖추어야만 합니다. 영남대 교협은 과거 1년간 이 일에 매진하여 왔고, 교수회 이후에는 문제를 찾고 개선하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할 생각입니다.
△대학본부와 교협은 갈등속에서 협력하는 긴장관계속에서 유지·발전된다고 봅니다. 대학본부와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해 나갈 계획입니까.
“개인이나 단체나 건강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긴장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 점에서 대학본부를 긴장하게는 만들겠지만 서로 대립·갈등하는 관계에 직면하지 않기를 희망합니다. 교수회나 대학본부나 어차피 같은 뿌리요 한식구입니다. 동지적인 의식을 전제로 한 비판과 견제가 필요할 것이며, 본부도 교수회의 충고를 이러한 관점에서 수용해야 하리라고 봅니다.”
△대학과 교수사회에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부탁드립니다.
“교수협의회나 교수회 모두 대학의 민주화, 대학의 발전, 교수의 권익 신장을 위해 고안된 도구입니다. 제 판단으로 교수회는 분명 교협보다 양질의 기구이기는 합니다만 본질적으로 도구라는 점에서는 변함이 없습니다. 도구가 좋아졌다고 하여 교수사회가 변화하고 발전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도구가 어떠한 상태이건 중요한 것은 도구를 다룰 주인들의 자세가 어떠하냐는 점입니다. 교수들의 주인의식과 적극적인 참여가 교수회의 장래를 결정할 것입니다.
안길찬 기자 chan1218@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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