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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있는 모임] 조선대 교수·학생 봉사 동아리 ‘아나실’
[향기있는 모임] 조선대 교수·학생 봉사 동아리 ‘아나실’
  • 전미영 기자
  • 승인 2001.10.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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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0-17 11:52:27

대학의 세 가지 기능이 교육, 연구, 봉사라는 것을 모르는 이들은 없겠지만, 대학에 몸담고 있는 이들조차도 ‘학문연구’만으로 대학을 규정짓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것이야말로 대학이 할 일이라고 이야기하는 교수들이 있다. 스스로 나누는 법을 배우고, 학생들에게 ‘나누는 기쁨’을 가르치고자 하는 교수 2백 여명이 ‘아름다운 나눔의 실천회(아나실)’라는 이름의 봉사 동아리로 모였다.

지난 해 7월, ‘봉사하는 대학’의 필요성을 공감한 조선대 교수 1백 70명을 중심으로 결성된 아나실은 결성 1년만에 ‘사단법인’ 체제를 갖추고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일반회원, 학생들까지 회원 3백 여명. 이들이 아나실에 모이는 이유는 무엇인가를 나누고 싶어하고, 나눌 준비가 된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리라.

서재홍 교수(의학과)는 아나실의 결성취지 가운데 ‘봉사를 통한 교육효과’를 강조한다. “스승이 봉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보다 좋은 교육이 있을까요? 아직 모든 면에서 부족하지만, 자신의 것을 나누는 이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어 우리 사회의 미래는 밝습니다.”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데 드는 비용은 그리 크지 않다. 월 5천원의 후원금과 사정 닿는 대로 쪼개 내놓는 시간, 무엇보다 가장 큰 준비는 바로 ‘마음’이다. 이들의 마음은 다달이 소년·소녀 가장, 편부모 가정, 무의탁 노인, 외국인 노동자, 불우 청소년에게 전달된다.

아나실은 도움 받는 이들이 자칫 받을 수 있는 상처까지 염두에 두는 배려를 잊지 않는다. 현재 학생 아나실 봉사단의 중점활동인 독거노인 자원봉사의 경우 ‘노인이나 봉사대상자에 대한 선입견은 모두 버린다’, ‘노인과의 금전거래 및 기타 거래는 금지한다’ 등 지켜야 할 사항이 세세하다.

봉사 범위를 조선대 근처에서 광주 전역으로 넓히고 더욱 많은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펴는 것이 앞으로 아나실의 목표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수 아닌 누구라도 마음으로 함께할 수 있다.

‘사랑은 감상하는 것이 아닙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볼 수 없는 곳에서 한결같은 마음을 느낄 수 있을 때 우리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합니다.’ 홈페이지(www.anasil.or. kr)에 쓰인 글귀이다.
전미영 기자 neruda73@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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