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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화제] 학문후속세대가 만드는 잡지 『모색』2호(갈무리刊)
[출판화제] 학문후속세대가 만드는 잡지 『모색』2호(갈무리刊)
  • 이옥진 기자
  • 승인 2001.09.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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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9-25 15:21:48
지난 1월, ‘모색’이 창간되었을 때의 반향은 컸다. 학문후속세대의 위기라는 안팎의 분위기속에서 창간호 특집‘학문후속세대론’은 신선한 문제의식을 던져 주었다. 어느새 길들여지고 있던 대학원생들의 공공연한 비밀 폭로에 독자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내왔다.

창간호의 절묘했던 ‘타이밍’이 두 번째 잡지를 만드는 편집인에게 부담이 되었는지, 이번호는 8개월만에 발간되었다. 예의 절묘한 ‘타이밍’은 2호에서도 발휘된다. 영미권 대학 입학시즌에 맞춰 ‘모색’ 2호는 공부를 직업 삼으려는 대부분 대학원생들의 ‘통과의례’, 유학을 특집으로 잡았다. ‘유학, 생존인가 도피인가’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모색이 선정한 필진은 대체로 유학을 발랄하게 바라본다. 진중권 씨는 ‘유학생활은 자유의 체험이다’에서 ‘遊學’으로서의 유학의 비밀을 발설한다. “타임머신을 타고 이 땅의 미래에 살다가 돌아온 것처럼 여겨진다”는 필자의 유학체험은 유학 이후의 삶에 시사를 던지고 있다. ‘한국에 돌아가지 않는, 혹은 돌아가지 못하는 이유’를 쓴 김수진 블라디보스톡 국립경제대 전임강사의 ‘간언’도 마찬가지. “줄을 만들지 말자. 한국에서 교수가 될 생각을 버리자. 좋은 글을 많이 쓰자”라는 필자의 소박한 다짐은 유학 이후의 삶에 정답을 지닌 한국의 유학생들에게 ‘즐거운 학문’하기로서의 유학을 권면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대학원생을 독자층으로 하여 ‘모색’이 벌일 수 있는 ‘판’은 넓고도 좁다. 고학력사회에서 그들의 인식욕은 하향평준화 되고 있음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그런 현실 앞에서도 ‘넓이’와 ‘깊이’의 두 축 어디에도 치우칠 수 없음에 ‘모색’의 고민이 있다. 대학원생들이 한끼 점심값을 기꺼이 지불할 잡지로 자리잡을 것인지, 위험하고 즐거운 줄타기는 이어진다.
이옥진 기자 zo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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