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 리듬, 우주 김성도 지음 | 인간사랑 | 2007
한국의 전통 문화 현상을 기호학적으로 조명하는 학술서가 나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외 기호학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김성도 교수가 지난 7년여 동안 학술지에 발표한 연구를 총정리했다. 특히 김 교수가 전 세계를 직접 뛰어다니며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국내 기호학의 주제적 한계에 대해 비판적 성찰을 하고 있다. 그는 기호학 개론서와 대중적 소개에 대해 “기호학의 깊이를 희생시키면서 흥미 위주의 오락화로 전락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이 책은 3부로 구성돼 있다. 제1부에서는 현대 기호학의 새로운 인식론적 지형의 잠재성과 흐름을 파악했다. 제2부에서는 가추법과 융합 기호학의 방법론이 화용론, 미학, 시각 기호학 등에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 논증했다. 제3부에서는 한국 문화의 요소들에 대해 기호학적 접근을 시도했다. 책은 전체적으로 3부 18장으로 구성됐다.
기자의 눈길을 끈 것은 제3부 5장의 ‘하이퍼미디어 글쓰기의 몇 가지 기호학적 함의’이다. 글쓰기가 아니라 ‘글치기’의 시대로 표현되는 현대 문명의 디지털화에 대해 김 교수는 “새로운 통사론, 의미론, 화용론의 의미에 대한 인식론적ㆍ기호학적 성찰”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그는 하이퍼미디어가 단순히 미디어들을 덧붙여 놓은 “멀티미디어 개념으로 환원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하이퍼미디어는 메시지 형성의 새로운 형식들을 창조하며 인간의 읽기방식과 사유방식을 변형”해가고 있다. 그 특징들은 △ 새로운 역동성 획득 △ 텍스트와 이미지 사이의 새로운 조화 △ 글쓰기의 새로운 동작학 △ 기하학적 추상으로 처리되는 새로운 유형의 창조와 이미지 조작 △ 하이퍼미디어의 비물질성 등이다.
저작권자 © 교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