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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교수·독특한 프로그램 ‘이유있네’
훌륭한 교수·독특한 프로그램 ‘이유있네’
  • 강민규 기자
  • 승인 2007.03.22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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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우수교수·우수학과 시상
정우남 전남대 교수(기계시스템공학부)에게는 소중한 재산이 하나 있다. ‘교과목 포트폴리오’가 그것. 강의내용뿐 아니라 강의 전 학생평가, 학생 연락처 등 강의와 관련된 모든 내용이 꼼꼼히 기록돼있다. 체계적으로 문서화된 강의경험 덕에 수업 준비도 한결 쉽다. 정 교수는 “효과적인 학생 상담·지도를 위해 학생들의 ‘대학생활 포트폴리오’를 만들자”고 학과에 제의하기도 했다.

정 교수 등 10명의 전남대 교수들이 지난 14일 학교로부터 ‘2006년 교육 우수교수’로 뽑혀 상을 받았다. 교육 우수교수는 학생들의 강의평가 점수와 과제물에 대한 피드백, 학사 지도자료 등을 기준으로 선정됐다.

박남용 교수(수의학과)는 “어떤 상보다도 이 상을 받고 싶었다”며 기뻐했다. 그만큼 교육에 대한 관심이 각별해 강의 준비가 매우 철저하다. 박 교수는 수업 한 달 전부터 강의내용을 상세히 담은 강의계획서를 웹사이트 등에 공지하는가 하면 발표할 차례가 된 학생들에게 일일이 전자우편과 휴대전화 문자를 통해 발표에 담아야 할 내용을 알려주기도 한다.

전남대는 ‘교육 우수교수’와 함께 ‘교육 우수학과’도 선정해 포상했다. 교육 우수학과는 강의평가점수, 학사 지도실적 등에 따라 선정됐는데 이 학과들의 독특한 교육 프로그램들이 눈에 띈다.

사학과는 교과목 이외의 전공별 스터디와 독서모임으로 유명하다. 전공별 학부생 스터디는 학습주제에 따라 고대사, 근세사, 현대사, 영어, 한문 등으로 나뉘며 학과 교수의 주도 하에 이뤄진다. 독서모임도 담당 교수가 고전이나 최근 발간된 인문학 서적을 지정해 학생들에게 읽어오게 한 후 발표·토론을 이끌어가는 형식으로 꾸려진다.

매주 수요일 저녁 학부생들과 함께 ‘맹자강독회’를 꾸려가고 있는 이 학과 임종명 교수는 “역사와 문학을 연계해 상상력을 키우고 학생들의 전공 공부와 취업 공부를 돕는 것이 스터디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박상철 교수의 ‘러시아현대사’처럼 영어 교재를 사용해 학생들이 전공과 영어를 동시에 공부할 수 있는 스터디도 있다.

정규 수업 외의 이러한 모임들이 잘 이뤄지고 있는 것은 나이대가 비슷한 대다수 교수들이 서로 잘 협력하기 때문이다. 임 교수는 “학부생 스터디 외에도 역사이론서와 철학서를 함께 공부하는 ‘교수 스터디’가 있을 정도로 교수들의 의지가 왕성하고 단합력이 좋다”고 말했다.

경제학부에도 정규 교과목 외에 학생들의 취업 지망에 따른 자율 강의가 있다. 이 학과 학생들은 기업, 금융, 공공, 국제, 지역 등 5개 분반 중 한 반에서 자율적으로 강의 계획을 마련해 초빙강사의 강의를 듣거나 토론을 할 수 있다.

각 분반의 담당 교수는 학습내용을 점검하는 역할을 하며 학생들로 하여금 특정 기업을 조사해 발표하게 하거나 지역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지시하기도 한다. 이상호 경제학과장은  “100명이 넘는 학부생들을 일일이 지도하기에는 정규 수업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해 이러한 강의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신문방송학과는 ‘바람난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방학마다 학생들의 해외 교육기행을 지원한다. 올해 3년째 운용되고 있는 이 프로그램에 따라 학생들은 해외에서 취재활동을 기획·수행하고 영상물을 촬영할 수 있다. 필리핀 코피노의 생활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물이나 호주 취업 이민 취재자료 등이 그 성과물이다. 팀당 4~5명씩 4팀 정도 선발되며 경비의 60%를 학과에서 지원한다.

또 이 학과는 교수와 학생 사이의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매주 월요일 저녁 7시 ‘오백회’라는 모임을 연다. 1000원을 내고 500cc 맥주 한 잔을 마시며 친목을 도모하는 이 모임에는 교수와 학생뿐 아니라 졸업한 동문까지 참석한다.

이번에 선정된 교육 우수학과는 가정교육과, 간호학과, 경제학부, 독일언어문학과, 사학과, 산업공학과, 생물학과, 신문방송학과 등 8개 학과다. 교육 우수교수는 최자윤(간호학과), 송인성(경제학부), 정우남(기계시스템공학부), 김수형(전자컴퓨터공학부), 김경민(전자통신전기공학부), 정난희(가정교육과), 이현욱(지리학과), 김은정(의류학과), 박남용(수의학과), 이덕배(일어일문학과) 교수 등 10명이다. 우수학과와 우수교수에게 상금 5백만원과 2백만원이 각각 수여됐다.

강민규 기자 scv21@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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