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웅 서울대 명예교수, “관료출신 계급의식 심각”
정부의 대학통제가 지나치다는 김광웅 서울대 명예교수(행정학·사진)의 지적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교육부는 정부가 대학을 통제하기 위해 관료 출신을 대학 총장으로 임명하고 있다는 김 교수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9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외부인사가 오면 대학이 발전하리라고 생각하는 인식구도 자체가 틀린 것”이라며 “대학 내 교수들도 총장으로서의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전문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대학 내 교수가 총장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지난 9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한국대학의 미래와 교육의 가버넌스’에서 발제문을 통해 “53개 국 공립 대학의 총장 중에는 관료출신이 10명 정도 있다”면서 “오로지 재정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으니 이건 대학이라기보다는 기업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서울대를 비롯한 전국 52개 국·공립대 총장과 직전 총장 104명의 이력을 조사해 보니 약 14%인 15명이 고위 관료 출신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정부와 대학의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며’라는 제목의 발제문에서 “관료출신 총장이 평소에 공부도 열심히 하고 박사학위도 받고 해서 대학을 잘 안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큰 오산”이라며 “평생 어떤 성격의 조직에서 일을 했느냐가 너무나 중요한데 계급조직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들은 평생 계급의식을 떨쳐버리지 못 한다”고 일갈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해명자료에서 “현재 국·공립대학의 총장은 직선에 의해 선출되며, 일부 대학의 경우 내부 인사를 총장으로 선출 시 대학 내부 혁신을 통한 발전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외부 인사를 영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한편, 김 교수는 발제문에서 정부의 역할에 대해 “대학에 대해 해야 할 일은 간섭의 끈을 가늘게 하면서 많은 것을 위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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