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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출판부, 경쟁력 갖추면 교수들 먼저 찾아오겠죠"
"대학 출판부, 경쟁력 갖추면 교수들 먼저 찾아오겠죠"
  • 김유정 기자
  • 승인 2007.03.10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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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최민숙 이화여대출판부장

“대학출판부가 먼저 변해야 교수들의 인식도 달라질 것입니다. 상업출판사 못지않은 능력과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면 교수들도 ‘대학출판부에서 책을 내고 싶다’란 생각을 저절로 하지 않을까요.”

지난해 2학기부터 이화여대 출판부장을 맡고 있는 최민숙 교수(독어독문학과·사진)는 “대학출판부가 먼저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화여대 출판부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979년 이화문고를 통해 대학출판부 최초로 기획출판을 시작한 데 이어 최근엔 일반 교양도서 출판에 관심을 기울여 <우리 문화의 뿌리를 찾아서>, <며느리에게 주는 요리책> 등을 선보였다.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며느리에게 주는 요리책의 경우 입소문을 타고 한글판 15만부, 영문판 2만부 이상이 팔렸고 2004년 출간된 <연애소설>은 ‘대한민국 육군들이 가장 읽고 싶어 하는 도서’ 중 하나로 선정됐다. 이 역시 대학출판부에선 최초의 사례이다.

이화여대 출판부의 차별화 전략은 무엇일까. 최 부장은 ‘찾아가는 출판부’에서 답을 찾았다. “찾아가는 출판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교수들이 기획서를 가져오길 기다리지 않고 출판부 직원들이 교수에게 직접 ‘이러한 책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학출판부가 학술도서 출판을 외면하고 상업성만 좇는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최 부장은 “대학출판부 본연의 임무는 순수학술도서 출판”이라면서도 “외부 지원 없이 순수학술도서 출판만으로 대학출판부가 생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독일에선 순수학술도서가 출간되면 공공도서관 및 대학도서관이 의무적으로 책을 구입하게 돼 있고, 일본에서도 교수에게 지급하는 연구비 외 도서비가 따로 지급돼요. 그러나 우리는 각 도서관에서 몇 권씩만 사도 수지타산이 맞을 책들이 안 팔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는 “대한민국학술원, 문화관광부 등에서 매년 우수도서를 선정해 지원하고 있는데, 대학출판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다”며 “대학출판부가 순수학술도서를 중심으로 만들면서 지식과 학식에 도움이 되는 일반 교양도서도 같이 출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 부장은 “저자관리, 저술지원과 함께 좋은 원고를 발굴하면 교수들도 대학출판부에서 책을 발간하는 것을 명예로 여길 것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대학출판부가 좀 더 특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영국 옥스퍼드대는 전 세계적으로 47개의 지부를 갖고 있고 그 중 13곳에선 직접 책을 출판합니다. 우리 대학출판부의 역사가 짧지만 많은 곳에서 노력하고 있어요. 대학출판부 스스로 정체성을 찾는 것은 물론 학교의 관심·지원이 필요한 때입니다.”   

김유정 기자 je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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