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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역사인식 공감대 넗히자"
"남북 역사인식 공감대 넗히자"
  • 김재호 기자
  • 승인 2007.03.02 2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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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식민지적 근대 성찰, 정태헌 지음, 선인, 2007.
 
‘근대주의 비판과 평화공존의 역사학 모색’이라는 이 책의 부제가 말해주듯 필자는 남북공존과 동북아 평화를 위한 새로운 역사학을 찾아 나선다. 근대주의 비판을 위해 먼저 정태헌 교수는 국가건설, 산업화-개발독재, 민주화 등으로 단계를 나누는 것은 속류 유물론적 사후 해석에 불과한 것이라고 일갈한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정체성 성장 과정인 민주화는 경제성장으로 자연히 이루어지지 않는다.” 민주화를 이루어내는 과정에서 경제성장은 한국에서 동시에, 함께 진행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지속적으로 이루어낸 나라는 한국이 거의 유일하다고 본다. 이러한 점에서 근대주의는 서구 근대의 원형에 집착했고, 실천적 구체성을 담지 하지 못했기 때문에 한계를 갖는다. 따라서 필자는 “이념에 대한 교조성에서 벗어나 현실에 기초하여 선택과 조합이 가능한 실용적 관점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해방 후 ‘좌우연합-경제계획’의 노력에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책은 처음에 식민지적 근대 인식의 의미와 현재성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분단의 위기를 넘어 식민지적 근대를 지양한 통일국가 모색은 실패했지만, 실패한 가능성조차도 재검토하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필자는 적었다. 이어서 필자는 분단시대에 나타난 남북의 역사인식을 비판하고, 경제성장론 역사인식, 특히 토지수탈론 비판에 초점을 맞춘다. 3장 ‘박정희시대와 민주화운동’에서는 경제개발정책이 민주적 국민 의식의 확산에 따른 것이라고 해석했다. 국민은 국가권력에 의해서 제어되는 ‘거민(居民)’의 수준에서, 4·19 민주항쟁을 계기로 민주적 ‘국민’ 의식이 급격하게 확산됐다는 것이다. 마지막 장에서는 역사학의 과제로서 “남북 역사 인식의 공감대를 끊임없이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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